일본 모형사로서는 참 드물게도, 진짜 드물게도 우리 공군 소속기를 내주는 건 좀 기특(?)하긴 합니다. 어디보자. 제 기억이 맞다면 1/72로 F-4D, KF-16, F-15K를 냈던가요. (팬텀은 48인지 D인지 E인지 좀 헷갈리는데...) 다만 F-15K는 아예 대놓고 옵션 장사를 하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눈에 훤히 보이더군요.
그런데 사실 마크로스 발키리나 에이스 컴뱃이나 지옥88번지(?) 킷을 내놓는 건 그렇게 신기하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이미 그 킷들이 나오기 한참 전에 SF쪽으로 대차게 한판 질러준 적이 있어서요. 사실 지금도 지르고 있죠. 감탄스러울 정도입니다. 바로 1/100 전뇌전기 버추얼 온 시리즈입니다. 세가가 GG치고 플레이스테이션2 진영에 반강제로 합류한 직후에 낸 전뇌전기 버추얼 온 마즈가 뜨끈뜨끈한 신상이었을 당시 세가(+카토키)는 기존의 WAVE 대신에 코토부키야와 하세가와 양쪽에 라이센스를 주는데 코토부키야는 그 동네 종특인 변X스러운 색분할과 개념없는 조립감(스냅타이트와 접착제 사이의 그 어딘가...) 탓인지는 몰라도 썩 시원찮았는지 슬슬 눈치를 보다가 하필이면 보크스로 넘겨버리고 맙니다. 이것이 1/100 템진 707G가 보크스로 나온 이유에요. (금형 넘기기... 익숙한 기분이 드는 건 착각입니다, 아마도)
그런데 엉뚱하게도 하세가와는 아직도 잡고 있습니다. 그것도 그냥 잡고 있는 수준이 아니라 무슨 팬심이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에요. 1/100 스케일로 완전변형 구현하려다가 수지가 안맞아서 그 뒤의 기체를 먼저 내버렸을 때는 저 가게 SF 싫어한다는 말이 진짜인지 의심스러웠죠. 그 뒤로도 꼬박꼬박 기념킷도 챙겨주는 걸 보면 버추얼 온 팬으로서는 기쁘긴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기가 싫습니다.
제가 한동안 군프라에 손을 안댔어요. 접착제도 접착제지만 습식 데칼 공포증에 걸렸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만들어놓은 1/72 아카데미 F-15에 만행(?)을 저질러버렸을 정도로 최~대한 습식 데칼 안쓰려고 합니다. 이유요?


저거 때문입니다. 버철 온 팬이라서 룰루랄라 하고 사서 상자 열고 그대로 멘탈 붕괴. 그리고 설명서를 보니 욕이 나오더군요. 복잡괴기한 색이라서 쉽진 않을 것 같았는데 습식 위에 또 습식을 올리라니 이건 도대체...? 그래도 저런 놈들을 멋지게 만드는 분들이 있는 걸 보면 경의를 표할 수 밖에요. 그래서 전 저 킷을 계기로 습식 데칼 공포증에 걸렸습니다. 아마 이 취미 그만둘 때까지 완치가 안될 듯 싶습니다.... 습식 데칼을 볼 때마다 자꾸 저게 어른거린다니까요...
덧붙이자면 같은 금형을 쓰는 747A도 만들었는데 황변이 장난아니더군요. 눈을 믿을 수가 없었어요. 물론 747A는 덜 화려해서 건X마커로도 색 패턴은 재현이 되는데 황변은 참 무섭더군요. 혹시 만들어보실 분이 있다면 마감재는 꼭 뿌리시는 편이... 그리고 디테일 묘사나 오버 데칼링에도 반감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저게 저한테 준 충격이 그 정도입니다. 마지막으로 게임 역시 엉망진창이었습니다. 에이스 컴뱃 시리즈로 치면 어설트 호라이즌이고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로 치자면 6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