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gnut Wings 에서 나온 모든 제품을 정리해봤는데, 자료만 보고도 머리가 멍해질 정도로 1차대전 항공기에 달려들었던 회사였더군요.

먼저, Wingnut Wings 의 키트 발매수는 항공기로 한정하면 86개입니다. 그 중에서 신금형이 무려 36개죠. 나머지 50개는 알바트로스나 포커 같이 유명한 모델을 우려먹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만. 한번 더 생각해보시죠. 난데없이 뿅하고 태어난 신생 모형회사가 첫해부터 기존 모든 모형업체가 기절하고 10년간 1차대전 비행기 신제품 발매를 중지할 정도로 초고퀄로 4개의 신금형 신제품을 내놓았습니다. 그 다음 해에는 8개의 신금형과 2개의 데칼 체인지 제품을 내놓았고요. 인력 한두명으로는 일년 내내 밤새 일해도 이런 페이스로는 절대로 불가능합니다; 막대한 돈과 고급인력, 그리고 덕질이 아니면 누가 이렇게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두번째로 눈에 띄었던 부분은 데칼 대잔치였습니다. 키트 하나에 기본적으로 데칼 5개가 들어가고, 어떤 키트는 11개까지도 들어가더군요. 무슨 말이냐 하면, 동일한 키트 1개가 아니라 5개를 사야 해당 키트로 만들 수 있는 모든 비행기가 나온다는 뜻입니다. 엄청난 상술이죠? 사실 티거 탱크 키트 등에서도 자주 보이는 패턴이라 유저가 취사선택하면 되는 거고, 그렇게 욕할 부분은 아닙니다만...
그러나 1차 대전 항공기는 티거 탱크와는 달리 데칼 하나하나 제품을 만들어줘야 할 당위성이 더 큽니다. 현대 공중전과 비교하면 원시적이라고 할 수 있는 당시의 공중전은 Flying Circus 라 불릴 정도로 파일럿 각자 알록달록하게 색칠한 비행기를 몰고 서로 교전했습니다. 보통 여자들이 남자보다 옷을 센스있게 입는데, Wingnut Wings 의 데칼 자료를 보면 1차 대전 당시 세상에선 유럽 전선 파일럿들이야말로 누구보다 끝내주는 멋쟁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렇게 예쁘거나 멋지게 색칠한 비행기 수십대가 하늘을 빙글빙글 날아다니며 꼬리를 물고 싸우는 전장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사람이 죽는 전쟁터지만, 적어도 모형의 세계에서만큼은 아름다움만 골라서 감상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아무튼간에, 제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아시겠죠? Wingnut Wings 의 키트를 사재기 하려면 키트마다 1개만 사는 걸로는 안됩니다. 적어도 키트마다 포함된 데칼의 숫자만큼=5~11개씩 사야 완벽한 사재기(?)라고 할 수 있죠. 제가 총 86개 키트와 각각의 키트의 데칼 수까지 포함한 완벽한 사재기(?)를 했을 때 구입해야 할 키트 숫자를 계산해보니..... 397 개가 나왔습니다.
키트 1개당 구입 가격 약 $100 라고 치면 $39,700 = 우리돈 약 5천만원을 들여야 Wingnut Wings 의 모든 키트 사재기를 끝냈다고 할 수 있겠으며, 요즘 시세인 개당 $300 이라면 1억 5천? 까지도 나가겠네요. 회사가 안 망했더라도, 제 남은 인생을 다 써도 모든 키트의 모든 데칼을 써서 완성하는 건 시간적으로도 불가능하고 금전적으로도 힘들었을 듯 합니다;

마지막은 Wingnut Wings 에서 발매 취소된 4건의 목록을 올리는 걸로 조사를 마칩니다. 이중 랭카스터는 Wingnut Wings 에서 최초로 2차대전 항공기, 그것도 1/32 스케일로 만들고 있었던 건데, 이후로 계속해서 현대 항공기까지 만들게 되었더라면 어땠을까 하고 아쉬워 하실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멩 포커 DR.I 1/32 는 Wingnut Wings 금형으로 출시한 제품으로 잘 알려져 있고, 매뉴얼을 봐도 Wingnut 특유의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다 데칼도 4개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익숙합니다. 뒤늦게라도 Wingnut Wings 키트가 궁금하신 분은 한번 맛보시는 걸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