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1984년 가을 공군참모총장배 모형항공기 대회의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보라매공원으로 바뀐 당시 공군사관학교에서 매년 개최되었던 대회였습니다

우측 흰 상의 입은 청소년이 접니다 ^^
2학년때였던 1983년에는 여름방학 내내 공들여 만든 포커 D.VII 비행기를 3학년 선배가 빼앗아서 스케일 부문 전국 1등을 차지하고 저는 바꿔치기 당한 비행기로 3등을 했습니다
3학년 항공부 부장이 된 저는 더 이상의 방해는 없이 안심하고 비행기를 한대 제작했는데 그게 바로 일본 제로기 였습니다
당시 유선조종 엔진 스케일 비행기는 킷 자체가 전세계에 몇 종류 되지 않았는데 마음에 드는 기체도 없고 돈도 없던 저는 자체설계제작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알루미늄제 엔진카울링 하나를 입수했는데 이 사이즈에 맞춰서 전체 기체크기를 결정했습니다
당시에는 자료라는게 거의 없어서 외형은 1/72 이탈레리제 프라모델을 참고로 도면을 그리고 발사나무를 깍아서 기체를 제작했죠
실기와 거의 유사한 방식으로 기체골조를 만들고 주익 외피는 실크(천)를 입혀서 중량을 줄였습니다
엔진은 1년간 용돈모아 마련한 일본 OS사의 25급 엔진(배기량 4CC정도)을 장착하고 연료탱크도 기존제품을 개조해서 크기를 맞추고 위치를 잡아나갔습니다
역시 자금이 부족해서 페인팅은 도프(항공기에 사용하는 전문 도료)를 사용하지 못하고 공업용 락카스프레이 3색으로 해결했습니다
이렇게 제작된 국내최초의 자체설계 제작 스케일 모형항공기는 공군참모총장배 대회에 출전하여 센세이션을 일으켰습니다
제가 소속된 남강고등학교와 오랜 라이벌이었던 항공고등학교 팀은 제 비행기를 보고는 출전을 포기했을 정도였습니다
예선을 가볍게 통과한 제로기는 드디어 본선에서 상대를 만납니다
고등학생들은 모두 출전을 포기했고 대학생 형님 두분을 제 경쟁상대로 본선에서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