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접합선 및 단차 수정하다가 패널라인 날아간 건 미숙한 제 실력이니 납득하고 넘어갈 순 있습니다.
하지만 도료 선택 잘못으로 알록달록하게 되어버린 상황이 되니 이젠 접어야 할 것 같습니다.
먼저 빨간색 부위를 보면 베이지 계열 회색과 차가운 회색이 보이는데, 똑같은 Gullgrey 를 뿌렸는데도 이렇게 차이가 난 건 프라이머 색상이 흰색과 회색이라서 그렇습니다. 꼬리 수평날개와 연결된 동체 부분을 보면 수평날개 도색하면서 흰색을 뿌린 것이 마스킹을 안해서 거기까지 날아갔는데, 회색과 흰색이 별 차이 없으니 위에 Gullgrey 올려도 지장없을꺼라 생각해서죠. 그러나 보다시피 셋 다 따로 놀고 있습니다.
파란색 부분인 흰색, 정확히는 Aircraft White 는 모든 비극의 시작이었습니다. 이게 초보가 쓰기엔 참 안좋은 녀석인데 아래에서 설명하기로 하고, 도색이 잘 안되서 막 뿌리다 보니 한병 더 샀는데, 왠걸 색상이 달라져서 왼쪽 주익과 오른쪽 주익의 흰색이 미묘하게 다르더군요? 구입 시기에 따라 색상이 달라지는 걸 보고 멍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밑바닥 쪽에는 물결 모양으로 흰색과 Gullgrey 의 경계면을 표현하도록 되어 있는데, 회색 프라이머의 영향으로 Aircraft White 와 Gullgrey 의 색상 차가 거의 없어서 눈에 안띕니다. 그래서 흰색도 왼쪽날개, 오른쪽날개, 배, 그리고 흰색으로 칠한 미사일마다 미묘하게 알록달록하게 차이가 나게 되었습니다.

이번 참사를 일으킨 IPP Aircraft White 와 Gull Grey 입니다.
평소에는 불투명도가 강한 아크릴이나 락카를 쓰더라도 IPP는 프라이머 계열만, 색상은 군제 락카만 썼기에 잘 몰랐는데, 대충 색상표 보고 용량많고 비슷한 색상을 골라서 (게다가 보다시피 F-14 전용색이라고 적혀있기도 하죠) 사봤더니 완전 피봤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초보자가 쓰기 참 어려운 특성을 지닌 녀석입니다.
- 유광
- 반투명 ← 이게 극히 치명적
제가 처음에 Aircraft White 를 프라이머 대용으로 쓰려고 했다고 말했죠? 그런데 한두번은 커녕 10번을 도포해도 런너 회색 색상이 전혀 덮혀지지 않고 흥건히 젖어서 패널라인이 다 메꿔질 판이 되었습니다. 같은 IPP 프라이머 하얀색이라면 한두번으로 깨끗하게 덮이는데 말이죠. 단독으로 쓰라고 나온 제품이 아니므로 초보자에겐 직관적이지 않습니다.
또한 반투명이기 때문에 밑색이 다 드러납니다. 초보자는 무조건 반투명은 피하라는 말을 유튜브에서 봤는데, 진짜입니다. 밑색에 따라 발색이 천차만별로 달라지기 때문에 밑색을 하나로 전부 통일하거나 미리 반드시 테스트하고 적용해야 합니다. 그만큼 경험많고 다양한 발색을 원하는 숙련자나 쓸만한 계열의 색상입니다.
IPP 홈페이지에 가서 다른 회사 색상 대응표를 받아 봤는데...
'[072] 걸 그레이 유광 18ml / 군제 C-315 / 사실과 가깝게 색상조정'
라고만 적혀 있더군요.
병에 마킹되어 있어야 할 진짜 중요한 정보는 '불투명도' 인데 말이죠. 조소냐 같은 아크릴 물감에는 빠짐없이 있던데 모형용 도료에는 직접 몸으로 느껴야 해서 힘듭니다. ㅠㅠ
아무튼 제 알록달록 F-14 와 액자는 그냥 짱박아둘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