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소설가가 되려고 했던 적이 있습니다. 30년쯤 전 일입니다. 방송작가 김수현씨의 여러 드라마에 몇 번이나 반복되었던 대사 " 내 친구 시나리오 작가한테 그렇게 많이 편지가 온다더라 자기 인생이 그렇게 기구할수 없다고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면 대 히트 할거라고 하면서, 그런데 그 친구가 그러는거야 그거 다 흔한 이야기라고." 저도 30년전엔 세상 그누구 못지 않게 분노와 절망과 미움에 가득차 있었고 그걸 글로 세상사람들에게 펼치면 먹힐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우누리 소설 동아리에 탈영병이 아파트 단지에서 총격전하면서 죽어가는 이야기를 하면서 꽤 높은 조회수를 올렸고 반대로 나우누리 우스개 소리란에 어떤 유머 시리즈를 올려서 또 높은 조회수를 올리기도 했었습니다. 그래서 어? 정말 내가 이쪽에 재능이 있나? 하고 우쭐해 지기도 했는데. 어느 순간엔가 소설을 쓸수가 없어졌습니다. 다시 대학에 다니게 됐고 좀 더 나이가 먹었고 생계를 책임져야하고...... 또하나는 뇌수술을 받고 나서 우울증이 많이 좋아져서 감정이 기복이 없어졌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플라모델을 하니까 슬픈 생각이 많이 덜해지기도 했습니다. 글을 쓰면서 행복했느냐... 인정받으면서 행복감에 젖기는 했는데 글을 쓰면서 도중에 행복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감정이 극한의 극한으로 치닫고 소설속의 나와 소설을 쓰는 내가 구분이 되지 않아서 우울한데 더우울해지거나,,,, 유머글을 쓸 때는 조회수 더 올리려고 행복하지도 않은데 행복한 기분을 억지로 내면서 거짓말을 보태서 쓰거나 했거든요. 살아남은자의 슬픔 풍금이 있던 자리 기차는 7시에 떠나네 드보라 날기를 포기한 남자 아버지의 아버지 종이시계 에덴의 불칼 내가 누구인지 말할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영원한 제국 베카의 전사들 붉은 폭풍 패트리어트게임 노르웨이의 숲 양을둘러싼 모험 슬픈듯이 조금 빠르게 젊은날의 초상 영웅시대 아우와의만남 ...새하곡 칼과 십자가...... 나도 나의 기막힌 이야기를 들려줘서 이해받고 사랑받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나는 글을 쓰면서 행복해지지는 않았던 것같습니다. 글을 쓰면서 만난 친구들은 너무 고마왔는데 글을,.. 소설을 쓰는 일은 너무 슬픈 일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뇌의 전두엽을 누르던 종양을 제거하고 분명 우울증이 좋아졌었는데 소설 쓰는 동안 그 종양이 다시 자라난거 아닌지 무서운기분이 들거나.... 혹시 슬픈 생각을 해서 종양이 또 자라게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차오르기도했지요. 생각하기에 나도 좀 많이 특이한 사람중 하나입니다. 프라모델을 하면 행복합니다. 이해 받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사랑받으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나이가 드는 걸까요? 세상에 물들어 가는 걸까요? 무감각해지는걸까요? 정말 이상한 점은 제가했던 하고있는 취미중에 행복한 취미는 프라모델뿐이라는 것이지요. 다른재주가 없어서일수도 있는데 확실이 저에게는 슬퍼지지 않고 하는 동안도 즐겁고 하고나서도 즐거운 취미는 지금 프라모델 밖에 없습니다. 연휴가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추석에도 설날에도 16년째 부모님댁에 가지 않습니다. 2년째 처갓집에도 가지 않습니다. 사실 사람만나는 일이 직업인 사람인데 먹고 사는일에는 가면을 쓰고 만나지만 그 가면은 가족을 만날때는 벗겨져서...... 늘 가족울 만나면 편치가 않습니다. 이렇게 사는게 정상은 아니지요. 저처럼은 살지 마시고 프라모델 하시면서 행복하시고 좋은 가족들과 편안한 연휴 보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