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날... 캐리비안의 해적 영화를 보고 나서 해적선에 필이 왔습니다. 작년에 아카데미 커티삭을 아주 즐겁게 만든 기억을 되새기며 쇼핑몰에서 발견한 "Caribbean Pirate Ship"이라고 이름 붙은 킷트를 질렀습니다. 인터넷에 게시된 제법 산뜻한 작례를 상상하며 킷트를 기다렸는데... 헉!! 박스를 여는 순간 뭔가 뒤통수를 강하게 치는 느낌!! 과연 이걸 제대로 만들 수 있을까 하는 녀석이 들어 있었습니다.
흔히 보던 네모난 런너가 아니라... 부품들 사이만 겨우 연결하고 있는 검정색 런너, 지느러미인지 정상적인 몰드인지 구분하기 힘든 부품 상태, 위치를 가리지 않고 등장하는 밀핀자국, 등등
내 실력으로 도저히 완성 못할 거 같단 생각에 1달 정도 봉인해 버렸습니다.
그러다 다른 킷트들이 쌓여 킷트 처리용으로 가는데 까지만 가보자고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절망까지는 아닌 듯 하네요.
뭔가 허전하지만 더 이상 진도 나갈 것 같지 않아서 이쯤에서 완성이라 우겨봅니다.

레벨-모노그램 이라고 상표가 붙어 있는데 런너에는 폴란드산이라고 찍혀 있습니다. 이름은 캐리비안의 해적선이지만 영화에 나오는 Black Pearl과는 다르게 생겼습니다. 배에는 Zolley Rogers라고 새겨져 있습니다. 킷트의 작례는 좀 더 화려한 색으로 되어 있지만 영화의 Black Pearl 이라고 우기고 온톤 검게 칠했습니다. 홀수선 아래는 너무 밋밋한 거 같아서 빨간색을... 물론 이번에도 아크릴 붓칠입니다. 빨간색만 타미야 아크릴이고 다른 부분은 모델마스터

색칠은 사실 내 맘대로입니다. ^^
뒤쪽 선실 창 아래 부분에 Zolley Rogers라고 새긴 몰드가 있었는데 다 밀어버렸습니다.

아카데미 커티삭 생각하다 큰 코 다쳤습니다. 선체 좌우 잘 안 맞고, 갑판도 틈이 많이 벌어집니다. 퍼티로 다 메워야겠지만 크게 두드러지는 부분만 살짝 메우고 넘어갔습니다. 처음엔 여기까지 진행될 거라고 생각 못했을 정도...

의외로 그럴싸해 보이긴 합니다. 돛 부분은 비교적 잘 들어맞는 구석도 있고... 하지만 파팅라인이나 밀핀자국들 일부는 거의 수정 불가할 정도입니다.

스트레스 받지 말고... 그냥 가볍게 만들자는 마음으로...

클로즈 업은 무척 부담되는... ^^

사진에 녹색끼가 도네요. ㅡ.ㅡ;;
갑판은 플러스 몰드입니다. 효과 내기 쉽지 않은...
게다가... 중간중간 밀핀 자국도 있습니다.

설실 창틀 몰드도 썩 좋진 않아서 좀 애 먹었습니다. 붓으로 그려 줬다는...

이물부분
저 작은 돛대가 에나멜 신너에 떨어져 나가 순접으로 다시 붙였습니다. 실까지 묶은 상태에서...
그 후 선체 워싱은 포기했습니다.
더 큰 불상사가 생길까봐!!

정면의 해골 모양이 포인트가 되는 것 같습니다.
야광 페인트 들어있는 킷트도 있던데...
차라리 그 쪽이 나을 거 같단 생각도 듭니다.

부품 잘라내고 남은 런너들... 잘라 놓은 게 아니라 원래 저렇습니다.
레벨이란 회사가 참 거시기 한 것 같습니다.
회사 이름으론 품질을 가늠하기 아주 힘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