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연히 위의 박스아트를 처음 봤을땐 파일이 거꾸로 올라온줄 알았는데 원래 이렇게 생겼다는걸 알아차리곤 '뭔 비행기 박스아트 구도를 저따구로 잡았냐' 했습니다.
보통 비행기 박스아트는 비행기 한대가 등장하고 조종석과 기수, 그리고 최소한 한쪽날개가 보이는 정면샷, 또는 45도 꺽어진 샷을 박스 가운데 그리던데 이건 조종석도 거의 안보이고 기수 실루엣도 안보이면서 배면을 100% 드러낸 그림이라 호기심이 발동해서 검색해보니 기체는 중국판 수호이 Su-27이더군요.
다시 한번 박스아트를 보는데 이번에는 뒷배경 하단부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여객기 비슷한게 눈에 들어옵디다. 아무리 모형박스아트지만 민항기 바로 위에서 무장달고 저런짓 하는걸 그리진 않았겠지 하고 더 검색해보니 이 비행기는 미해군 대잠초계기 P-8 포세이돈이더군요. 그리고 이 흔치않은 구도의 박스아트는 실제로 2014년8월19일 남중국해에서 작전중이던 P-8을 J-11B가 요격한 상황을 표현한것이구요. 이 요격사건후 미국정부는 중국에 공식적인 외교채널을 통해 정식항의를 하고 중국은 이에 반박성명을 냈었습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Shenyang_J-11#P-8_interception)
이차대전이나 베트남전, 걸프전의 기록사진을 바탕으로 한 박스아트는 봤어도 최근에 일어난 상황을 바탕으로 한 박스아트는 개인적으로 본 기억이 없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건 포세이돈의 각도를 교묘하게 잡아서 미해군표식이 안 드러나게 그린게 눈에 띕니다. U.S. AIR FORCE 처럼 동체앞에 열글자를 쓴것도 아니고 이 P-8은 딸랑 NAVY 네글자를 동체 뒷쪽에 썼는데 잔머리를 굴려서 주날개에서 그림을 끊은겁니다. 반면에 J-11B 수직날개에 있는 뻘건 별은 P-8 동체에 오버랩되게 그렸구요.
이걸 우연히 이런 구도로 잡진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뭔가 중국회사 입장에서는 “애국마케팅” 이라고나 할까요, 미해군과 “맞짱”을 뜬 이 요격사건을 바탕으로 자랑스레 그린다고 그렸는데 제 생각엔 ‘아니 그럴꺼면 감출거 없이 NAVY라고 되어있는 동체 뒤쪽도 다 그리지 굳이 감출 필요가 있나?’ 라는 생각도 들고 누구 눈치를 보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의욕은 창대하되 결과는 지극히 소극적이 되지 않았나라는 생각도 들고요. 또 어떻게 보면 뭐 그런대로 역동적으로 표현이 된것도 같습니다.
그리고 이왕 이 사건을 모티브로 키트를 개발하는거 포세이돈도 같이 만들어서 한박스에 몰아넣어 종합선물세트로 했으면 대박은 아니어도 중박은 가지않을까요?
흔지않은 박스아트를 보고 느낀점을 두서없이 적어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