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유독 2차대전 당시의 Mounted figure에 꽂혀 있기는 했어도 애초에 이 제품을 구입할 계획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오른쪽 가슴에 은색 견사가 몰드되어있고, 갈색 승용마(bay)를 한 필 더 만들어 보자는 생각이 드는 순간 지름신과 접신하게 되어 바로 질렀죠.
인형의 몰드는 만족하고 얼굴도 잘생겼는데 머리가 좀 큰 대두라는게 좀 걸립니다. 그래서 레진 별매 머리로 바꿔볼 생각도 했지만 사진의 인형처럼 젊은 얼굴 + 각이 딱 잡힌 형태의 정모를 쓴 제품은 거의 없다시피 하더군요.
그나마 호네트의 별매 머리가 가장 마음에 드는 품질을 갖고 있지만 전부가 모자 테두리가 무너진 크러셔캡을 쓰고 있는 것들만 있어서 머리 교체는 포기를 했습니다.(테두리가 구겨진 크러셔 캡을 쓰는게 당시의 최신 유행이었다고 하니 이해는 가지만 그래도 장성급 말고 젊은 장교들이 각잡힌 정모를 쓰고 있는 별매 헤드도 좀 있었으면 합니다.)

제가 말도색을 몇번 해본 경험상 발 밑에 받침대를 대는 것보다 사진처럼 런너 자른 걸 순접으로 붙여서 작업을 하는게 더 편해서 애용하는 방식입니다.
마스터 박스의 말 피겨는 근육이 표현된 몰드가 뚜렷해서 나름 편하게 도색을 했습니다. 생산년도가 20년 이상 차이가 나는 걸 감안해야 겠지만 예전에 도색을 했던 ESCI의 말에 비해 도색을 하는 재미도 있고 많이 편하더군요.
그리고 말의 눈동자는 블랙(반광)으로 전체를 칠해봤는데 실물로 보면 효과가 꽤 그럴듯합니다. 예전에 백마 도색과 관련한 댓글에서 다른 회원님의 의견을 듣고 말과 관련된 영상과 사진을 관찰해보니 흰자위가 드러나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 같아서 시도를 해봤는데 개인적으로는 만족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눈동자를 표현하는 방식은 피겨에 따라 변경이 될 수 있어서 다음에 말도색을 하게 되면 또 어떤 방식을 시도해봐야 즐거울까 생각 중입니다.

머리가 약간 커보인다는 걸 제외하면 구입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에 드는 제품입니다. 마무리 도색을 하기 전에 고삐와 등자 같은 마구를 달아줘야 하는데 처음 해보는 일이라 이것저것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마구의 끈은 어떤 걸 사용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길이를 조정해서 붙여줄 것인지 등등 이것저것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그나마 다행인 점은 마스터 박스의 제품은 등자와 재갈이 모두 있다는 것 입니다.
그래서 취미가의 말 특집 기사에 나왔던 것처럼 A4용지를 1mm 넓이로 잘라서 구멍에 꿴 후에 순간접착제를 먹여 플라스틱 비스무레 하게 만들어서 마구의 끈을 표현했습니다. 그런데 이 종이끈이 등자의 구멍에는 잘 들어가는데 재갈의 구멍에는 안맞아서 들어가지가 않습니다.
그렇다고 종이끈의 넓이를 더 줄이면 작업이 더 힘들어질 것 같아서 종이끈의 끝을 핀셋으로 눌러 반으로 접어 구멍에 꿰어 넣은 다음에 순접으로 굳혀버리는 매우 쉽고 편하고 단순한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이때는 런너에서 부품들을 완전히 떼어내는 것보다
(1) 파팅라인만 없애고 색칠+건조시키고
(2) 여기에 종이끈을 꿰어 넣은 다음 접착제를 먹인 종이끈을 건조시키고
(3) 이게 끝나면 부품을 떼어내고 나머지 부분을 도색하는게 더 편합니다.
이 순서로 하면 순접을 먹고 플라스틱으로 변한 종이 부분을 핀셋으로 잡고 나머지 작업을 하기 편하기 때문이죠.
등자는 안장에 붙일 때 끈의 길이조정을 하기가 어려워서 '이대영의 밀리터리 디오라마'에 나온 것처럼 인형에 먼저 붙이는 방식을 해봤는데 이게 꽤 편합니다.
등자의 끈이 다리와 안장에 가려 눈에 보이는 부분의 길이 만큼만 잘라붙이면 끝이더군요.
사진에 나오는 것처럼 허벅지까지 끈이 올라갈 필요도 없이 무릎높이 정도로만 올라가도 충분합니다. 그 이상 올라가니 도리어 인형을 안장 위에 앉히기가 힘들어져서 무릎 높이 정도의 끈만 남기고 잘라버렸습니다.
괜히 길이를 길게 잡아서 붙였다가 잘라내는 바람에 인형 허벅지에 순간접착제 자국만 남아버렸지만 다행히도 안장 위에 앉으면 가려져서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라 무시하고 넘어갔죠.
재갈과 고삐도 한쪽만 먼저 런너에서 분리시켜서 붙이고 순간접착제를 먹여 건조시킨 다음에 반대쪽을 붙여주는게 더 쉽고 편하게 작업을 할 수가 있습니다.
순간접착제를 먹인 끈이 건조하는 동안 도색을 마친 말의 표면에 닿는 사고가 나지 않도록 신경만 써주면 됩니다.


말 고삐의 길이가 좀 길지만 이 때는 고삐를 잡고 있는 손의 양쪽을 핀바이스로 구멍을 내고, 고삐는 남는 길이만큼 니퍼로 잘라낸 후에 양끝을 핀셋으로 눌러접어서 손의 구멍에 박아준 다음 접착시켜서 길이를 조절해 주면 해결이 됩니다.

박스 아트에는 모자의 테두리와 견장이 보병병과를 나타내는 흰색 띠가 표시되어 있었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기병병과임을 표시하는 노란색으로 그려줬습니다.
띠의 색깔 하나 바뀌었다고 더 산뜻해(?) 보이는 효과가 있더군요.

작업이 98%정도 마무리가 되었고 독일군의 말고삐는 2중으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재갈에다가 종이끈을 하나 더 붙여줘야 합니다.
그리고 지도가방 같은 경우에는 전문을 전달해주는 팔에 가려서 색칠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미리 색칠을 끝내고 붙여주던가 팔을 따로 색칠해 주고 나중에 붙이면 더 편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음에 지도가방은 브라운색으로 하일라이팅을 추가해서 조금 더 사용감을 표현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
다크 그레이로만 표현을 해주는 것보다 브라운 색으로 하일라이팅+사용감 표현을 해주는게 더 효과적이더군요.
그리고 마구의 표현도 처음 해봤는데 어렵기는 했지만 여러모로 재미있는 작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