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대략 3년전쯤 작업도중에 묵혀두었던 1/24스케일의 F1머신들을 연이어 마무리를 지었는데, 태어나서 처음 만들어보다시피한 자동차 모형이고 도장까지해서 완전히 끝낸것은 더더욱 처음이어서 여러모로 많이 서툰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작품갤러리에 올릴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그간의 작업기를 아주 간략히 추려서 포스팅해보았습니다.
F1모형의 일반적인스케일은 1/20이고 훨씬 더 많은 제품들이 발매되어있는데 굳이 1/24스케일의 차량을 만들게 된 이유를 생각해보면, 제가 아주 많은 장르의 모형을 소화할 자신은 없으니까 만약 평소에 즐겨하던 밀리터리 외의 장르를 만들게 되면 같은 장르끼리는 가급적 스케일을 통일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인것 같습니다.
B192의 경우는 Tamiya에서도 아주 품질이 좋은 키트가 발매되고 있지만 고3이었던 취미가 1993년 3월호에 WAVE의 1/24스케일제품에 대한 소개기사를 보고 왠지 박스아트(머신의 노즈부위만 찍혀있는)의 강렬한 인상에 반했었던 것 같습니다. 제 경우는 만들고 있는 모형들 중 일부가 뭐랄까 과거의 보상심리(?)같은 차원으로 취미가 시절에 갖고싶었는데 용돈으로는 불가능했었으니까 지금 사서 만들어본다는 것들이 꽤 있어서 굳이 30여년전에 발매된 오래된 키트를 야후재팬옥션을 뒤져서 어렵사리 구해서 만들게 되었습니다. 오래전에 아카데미과학에 근무하셨던 동호회 형님께 이야기를 들어보니 주로 레진제 FSS 등을 만들던 WAVE에서 처음 만들게 된 인젝션 프라스틱 모델이다보니 이 금형의 제작을 아카데미과학에서 해주셨다고 하더군요.
한개의 게시물로 포스팅하면 제일 좋은데, 사진의 업로드수에 한계가 있어 두개의 작업기로 나누었습니다. 기억을 되짚어보면 B192 -> B193B -> B190 -> (3년 묵힘) -> B190B의 순서로 만들었지만 이곳에 포스팅은 연식의 순서대로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980~90년대에 활동했던 영국의 Benetton Formula Team의 황금기였던 1990년대 초반의 차량들입니다. 1992년에 전설의 레이서 Michael Schumacher가 이 팀에서 Benetton Ford B192를 몰기 시작했지요.
당장 완성 비스무레하게 선보일 수 있는 것은 네대였습니다. 3년가량 묵혔던 것 3대와 갑자기 키트가 생겨서 이참에 후딱 만든 한대입니다. 좌측부터 순서대로 B190(1990년 출전), B190B(1991년 초 3개의 레이스에 출전), B192(1992년 출전), B193B(1993년 출전)이고, 지금 사진을 보니 좌측의 두대인 B190과 B190B는 운전석의 작은 방풍유리를 붙여주기 전이었네요.
값이 싸고 장식효과가 좋은 다이소제 케이스에 넣어둔 상태입니다. 개당 3천원이어서 정말 가성비가 뛰어납니다. 상시 나오는 제품은 아닌 것 같고 2년전인가 다이소의 몇몇 매장에 입고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동네 다이소에 가서 1카톤(8케이스)을 예약주문해서 받았는데, 요즘은 또 없는 것 같아서 그럴 줄 알았으면 한카톤을 더 주문해놓을걸 그랬습니다.
B192는 바퀴만 끼워지지 않은 채로 다이소케이스에 들어가있었고, 나머지들은 이렇게 오픈된 상태로 먼지를 뒤집어쓰며 3년여간 방치되고 있었습니다. 좌측부터 B193B, B190, B194, B193B(1994 Livery)입니다.
이제 사진의 B194와 B193B(1994 Livery) 두대가 남아있는데(물론 아직 만들지 않은 키트들이 좀 있습니다), 두대모두 Mild Seven으로 스폰서가 바뀐 직후의 컬러링을 하고 있습니다. B194는 Revell의 제품이고 B193B는 WAVE의 제품이어서 키트의 데칼을 사용하려니 인쇄된 색상이 서로 달라서 좀 모호했습니다. 담배광고문제로 Mild Seven 대신에 Benetton이라고 인쇄되어있기도 하구요.

인터넷에서 상당히 어려워보이는 전체마스킹을 해서 만든 작품을 본 적이 있어서 어떻게든 흉내내보려고 합니다. 두대모두 B193B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외형은 동일합니다. Mild Seven의 데칼도 따로 구해놓았고, 키트의 데칼은 몇벌 컬러복사를 해놓았는데 패턴별로 잘 올려서 마스킹 지그를 만든 후 단계별로 색상을 칠해보려고 합니다. 그 외의 스폰서데칼이나 데이터마크들은 키트의 것을 그대로 쓸 예정입니다.
[Benetton Ford B190]
- 작업기 : https://blog.naver.com/PostList.naver?blogId=razorblade&from=postList&categoryNo=73

제가 사용한 키트는 Hasegawa의 B190인데, 예전에 나왔던 High-Grade라는 제품입니다. 화이트메탈제 휠이 들어있고, 타이어에는 Good Year / Eagle의 마크가 미리 인쇄되어있습니다. 그 외에 복잡한 마스킹을 도울 수 있는 마스킹씰도 들어있습니다. 대부분의 F1 모형들은 Body Cowl을 열어서 엔진을 보여줄 수 있게 되어있지만 여러대의 완성작을 진열해놓을 때 굳이 엔진을 오픈시켜서 만들만큼 정밀한 작업은 생각하지 않고 만들었기 때문에 Cowl은 모두 접착했습니다. 이 당시에는 Rear Wing의 구조를 잘 모를때여서 이 키트는 물론 WAVE의 B192, B193B에도 불필요하게 메꾸거나 갈아낸 부품이 있어서 최종조립시 이런저런 에러가 많이 났습니다.
흰색->노란색->파란색->빨간색->녹색 등의 순서로 조심조심 마스킹해가면서 색칠해주었습니다.
정말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기대도 많이하고 두려웠던 도장이지만 다행히 어느정도 잘 끝났습니다. 마치 열대지방에 사는 알록달록한 새를 보는 것 같습니다. Benetton 특유의 원색기반의 컬러링이죠.
도장이 여러겹 진행되다보니 색상간의 단차도 좀 있습니다. 2500번 사포를 써서 아주 조심조심 갈아내어 평탄화해주었습니다. 사포질하면서 모서리가 살짝 까졌다던가 한 부분은 붓으로 보수도장을 해주었습니다.
데칼이 잘 붙을 수 있도록 유광클리어를 전체적으로 한겹 뿌려주었습니다. 마이너스몰드에는 먹선도 미리 넣어둔 상태입니다.
키트에 들어있는 데칼은 황변이 심해서 Shunko에서 발매된 데칼을 사용했습니다. B190과 B190B를 각각 한대씩 만들어줄 수 있는 제품인데, 녹색의 Benetton로고는 한대분밖에 들어있지 않아서 좀 아쉽습니다. 필름이 얇고 품질이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노안때문에 설명서나 데칼 등은 종이로 된 것을 보고서는 도저히 읽기가 어려워서 큰 모니터에 스캔을 해서 큼지막하게 확대를 해놓고 작업하는 편입니다.
데칼이 붙고나니 한결 볼만합니다. 이때는 이미 B192와 B193B의 데칼작업을 한번 겪고 난 후여서 상태가 좋은 신품상태의 데칼을 사용한 작업이었으니 훨씬 짧은 시간에 수월하게 끝낼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 자동차동호회의 게시물들을 보면서 작업기법들을 익히고 있을 때 '우레탄클리어도 좋지만 가급적 슈클(슈퍼클리어) 세번'이라는 문구들을 많이 접했었기에 냄새가 독하고 사용이 어려운 우레탄클리어 대신에 가지고 있던 IPP의 유광클리어(UV Cut)을 뿌려주었습니다. 제 기억이 맞으면 이 B190은 유광클리어를 한두번밖에 안뿌렸던 것 같습니다. 유광클리어가 마르면 또 한겹, 또 한겹 이렇게 세번정도를 뿌려주면 고르게 일정두께의 클리어층이 만들어져서 이후에 평탄화작업을 하고 콤파운드로 연마하면 아주 보기좋은 광택이 나는데, 이번에 만든 4대의 차량 중 맨 처음에 기합이 단단히 들어서 FM대로 칠해줬던 B192만 만족스러운 광택이 나고 나머지 차량들은 유광클리어를 한두번만 뿌려서 광택이 생각했던 것 만큼 나지 않았던 듯 합니다.
짧은 시간에 얼렁뚱땅 마무리하다보니 다음엔 좀 더 꼼꼼하게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Benetton Ford B190B]
- 작업기 : https://blog.naver.com/PostList.naver?blogId=razorblade&from=postList&categoryNo=74
이번 포스팅에서는 가장 최근에 만든 차량입니다. 블로그 작업기로 봐도 1달남짓의 기간에 완성되었는데 실제 작업기간으로 보면 아마 1주일도 안될 듯 합니다. 제게 오토모형의 여러가지 조언을 해주시는 지인이 제작하던 키트를 중고로 사서 기본도장을 벗겨내고 만들게 되었습니다. B190B 키트가 따로 있지만 실상 키트 자체는 B190과 동일하고 Front Wing의 부품 두개만 가공해서 만들게 되어있습니다. 프라스틱이 녹색인 이 키트또한 B190이고 Museum Collection의 B190B용 데칼을 함께 받아서 만들었는데, 그렇다보니 이 Benetton 들 중에 유일하게 Pirelli / PZero를 사용하는 타이어용 마크가 없어서 그냥 Good Year / Eagle을 썼습니다. Front Wing은 부품이 하나 모자라서 제게 키트를 양도하셨던 분께서 네이버블로그 이웃이지만 전 아직 뵙지는 못했던 masterside3님의 도움을 받아 동일한 크기로 모델링을 한 후 지인이 이 데이터를 대칭방향으로 복제하여 3D프린팅해주셨습니다. 전 아직 3D모델링을 할 줄 모르지만, 이제 점점 프라판을 써서 부품을 자작하거나 하는게 손이 잘 안갈 것 같은 느낌입니다.
전체적으로 서페이서를 올려주었습니다. 아무래도 동일한 B190을 한번 만들고 나니 훨씬 수월하더군요.
B190B부터는 Camel Yellow가 들어갑니다. Tamiya에서 발매되는 캔스프레이에 빨대를 붙이고 공병에 따라내어서 에어브러시로 뿌렸습니다. B190을 생각하면 마스킹이 한결 쉽습니다.
Museum Collection의 데칼은 같은 용도의 Shunko 데칼과 비교해보면 CAMEL 로고가 좀 크기도 했고 데칼 자체의 두께도 좀 더 있었습니다.
자동차모형의 광내기를 할 때, 유광클리어를 올리고 기다려주는 반복의 시간이 있어서 진도가 좀 정체되는 느낌이 있는 듯 합니다. 아마 3년전에도 그런 이유로 고스란히 방치되었었구요. 이번에도 3번정도 뿌려줬어야 했는데 데칼을 붙인 후 유광클리어를 한번밖에 한뿌린 상태에서 표면평탄화와 콤파운드 연마를 했으니 데칼이 붙은 곳 중 일부는 사포와 콤파운드에 갈려나가기도 했습니다. 이후에 만드는 차량들은 반드시 다른분들의 말씀들처럼 '슈클 3회'를 지켜야겠습니다.
광택이 아주 반짝거리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 영상자료를 보면 실차도 막 유리알같은 광택을 가졌던 것은 아니고 그냥 적당히 반짝이는 것을 모형에서 예쁘게 만드는 것도 있다보니 되려 이 B190B는 실차의 느낌처럼(?) 어중간한 광택만 보여주는 선에서 마무리했습니다. 자세히 보면 이런저런 에러들이 많아서 좀 모른척 하고싶은 부분이 많습니다.
시기적으로 보면 이 두개의 작업보다도 더 앞에 진행되어서 더 어설픈 B192와 B193B의 작업기로 넘어갑니다.
- 작업기 Pt.2 : https://mmzone.co.kr/mms_tool/mt_view.php?mms_db_name=mmz_work&no=367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