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일학년 때 서울의 삼선교 아카데미과학교재사에서 모형을 처음 접하고
눈이 번해서 가슴이 뛰던 때가 벌써 50년이 더 지난 일이 되었네요.
그렇다고 오랜 연륜의 모형대가는 절대 아닙니다.
긴 세월 모형에 대한 애정만 뜨거웠지요.
당시의 기억으로는 모형가격이 어린 학생의 용돈으로 감히 접할 수 있는 가격이 아니어서
쇼윈도우에 전시된 제품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큰 행복이었고
존재의 이유이자 삶의 고귀한 가치였습니다.
그때 중학교 분기 등록금이 천원 조금 넘었는데,
좀 마음에 드는 전차는 한 대에 사천원이 넘었으니 명절이 되어도
살 수 있는 기회가 절대 오질 않았지요.
고육책으로 돈을 구할 수 있는 길은 알바뿐이라 신문을 돌리다
사흘 만에 어머니께 걸려서 오지게 혼이 나고,
지원받은 돈으로 첫 모형의 세계로 입문한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그 어머니께서 세상을 버리신지도
벌써 이십년이 되어가네요.
이후 얼른 어른이 되어서 돈도 벌고
혼자 살면서 모형만 만들어야지 했는데.....
직장을 잡고 코꿰여 결혼도 하고 아이도 태어나고
부득이 재산증식을 위해 지위향상을 목표한
노력 속에 허망하게도 세월은 다 가 버렸습니다.
월급쟁이가 아이 둘을 유학시키고 나니
경제적으로 우아한 노후는 글렀고
퇴직 후 어린 시절부터의 꿈을 실현하고자
약간의 사재기를 하고 손을 풀어 봤더니....
아!
이제 손은 떨리고 눈이 보이질 않네요.
마땅한 조명 확대경을 구하고
세필로 인형 도색부터 다시 해 봐야겠습니다.
화려한 제품과 악세사리들이 너무 많더군요.
앞으로 몇 개나 만들어 볼 수 있으려는지 모르겠으나
간 혹 도움을 구하면 구원해 주시길 바랍니다.
영양가 없고 지루한 글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