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 년 만에 돌아와서 처음 들어본 용어였던 퓨처용액은 과거 Future 라는 회사에서 출시했던 브랜드로 나온 화장실 바닥용 마감재 제품의 회사명에서 비롯된 인테리어 공업물질입니다. 우리나라에도 같은 제품이 있어서, 화장실 바닥의 때를 세정제로 걷어낸 다음 코팅 용액을 붓자국이 남지 않도록 천으로 잘 문질러서 코팅하는 식으로 쓰는 제품입니다.
아마도 해외 모형 커뮤니티에서 처음 소개되어서 우리나라로 유입된 덕분인지 국내에서는 원조(?)인 퓨처 용액, 현재는 존슨 패밀리에 인수 합병되어 위 사진과 같은 Pledge revive it 이라는 제품으로 팔리고 있는 걸 직수입해서 쓰곤 하는데요. 성능차이는 대동소이하리라 보지만, 남과 쉽게 도색 정보를 공유할 수 있고 안정적인 결과물이란 측면에서 잘 알려진 이 제품을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짜피 대용량이라 한 번만 사면 다시 살 일도 없고요.
퓨처용액은 고광택 코팅제로 대부분의 프라모델의 마감용 재료로 쓸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모형 전용 광택 마감제가 에어브러쉬같은 고가 장비가 필요하고 용량도 10ml 18ml 등으로 소량에 가격도 비싸서 섣불리 쓰기 어려운 반면, 한 번에 800ml라는 평생 쓸 용량을 펑펑 쓸 수 있다는 것 또한 커다란 장점입니다.
그래서 퓨처용액의 가장 대표적인 사용방법이 락앤락 같은 용기에 가득 부어놓은 후, 도색집게에 매달아놓은 부품을 퐁당 빠뜨리는 겁니다. 언뜻보면 무식하고 제대로 되나 싶지만, 에어브러쉬도 필요없이 표면에 골고루 바를 수 있고 표면에 붓자국이나 스크래치도 남지 않는 매우 좋은 도색법이죠. 다른 도료로는 이럴 엄두를 내지 못하는데, 이렇게 용기에 왕창 담을 정도로 많이 살 돈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물중탕에 넣은 후에는 퓨처용액에 부품을 잠수시킨 후에는 부품에 엉겨붙은 퓨처용액을 1~2분 정도 탈탈 털어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냄새도 유독하고 몸에도 안 좋고 옷이나 바닥, 벽에 튀면 그대로 굳어서 얼룩이 지는 퓨처용액은 표면장력이 약해서 쉽게 주변에 튀니 조심해서 흔들어야 하는데요. 저같은 경우에는 드릴에 도색집게를 물려서 세탁기처럼 30초 정도 탈탈탈 털어주고 있습니다. 저 원통의 명칭은 퓨처용액 탈수기입니다.
이런 식의 처리를 거치고 2~3 시간의 가건조, 그리고 24 시간의 완전건조를 마치면 마감이 완성되며, 이미 데칼이나 먹선을 먹힌 경우에는 이걸로도 마감이 되고, 퓨처로 코팅을 입힌 위에 먹선을 먹히거나 데칼을 입히고 또 퓨처를 먹혀서 광택을 추가하면 됩니다.
결과물은 상당히 고광택이 되는데요. 클리어 타입 런너같이 처음부터 고광택인 부품도 훨씬 샤방하게 빛나게 되며, 무광인 부품도 탈수의 강도에 따라 유광, 또는 반광 정도로 은은하게 빛납니다. 백식 MG 2.0 의 경우 30초 탈탈 터니까 금도색이 반광이 되네요. (※ 퓨처용액에 장시간 담궈두면 금박 벗겨집니다)
사용 소감을 말씀드리자면, 모형 및 건프라 초보자 분들을 위한 아주 간단하고 쉬운 고광택 마감재 입문 도구이며, 저비용으로 만족할만한 수준의 결과물을 낼 수 있는 나름 특이한 테크닉이라고 결론 지을 수 있겠습니다.
그럼 지금부터는 퓨처용액이 왜 심도있는 도색에는 못 쓰는 제품인지 제 생각을 적겠습니다.

아주 높은 수준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가 없습니다.
퐁당하면 굉장히 간편하긴 하지만, 먼지가 자꾸만 들어갑니다. 방이 클린룸 수준으로 깨끗하고, 부품도 에어건으로 싸줘서 먼지 하나 없는 상태가 아니라면 부품 하나 퐁당해서 씻을 때마다 먼지가 들어가고 그게 다음 부품에 묻습니다. 커피 필터종이에 매번 돌릴수도 없고 골치아픕니다. 탈수할 때도 문제입니다. 손으로 흔들어서 털거나 드릴로 돌려서 털거나 공기중에서 부품을 움직여야 한다는 건데, 덕분에 공기중의 먼지가 묻어서 완전히 균일한 표면을 얻기 힘듭니다.
2~3 시간의 건조 시간도 그렇습니다. 건조하다가 먼지 다 붙습니다. 잘 보관하려고 해도 에어브러쉬 + 락카로 그 자리에서 도색/건조를 끝낸 것과는 결과물을 비교할 수가 없네요.
먼지로 하도 고초를 겪다가 에어브러쉬에 퓨처용액을 담아서 테스트해봤는데, 결과물은 더 참담했습니다. 인피니티 0.4mm 2 bar 로 테스트 해본 결과, 미스트를 아주 살짝만 뿌려도 도색이 균일하게 안되고 자꾸만 밑으로 흘러내렸습니다. 표면장력이 물보다 약하고 건조시간이 너무 길기 때문에 물을 뿌렸을 때와 똑같은 증상이 발생하는 겁니다. 락카를 뿌릴 때와 달리 에어브러쉬로는 도저히 균일한 결과물을 낼 자신이 없더군요. 괜히 퐁당 기법이 유명한게 아니라, 퐁당 기법만 쓸 수 있는 거였습니다.
광택도 '적당히' 좋습니다. 대략 반광과 유광 사이에 위치하는데, 일반적인 기준으로는 이것도 쓸만합니다만, 모형용으로 나온 폴리우레탄 고광택 락카 마감제보다는 딸립니다. 이미 에어브러쉬도 있고 더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는 환경을 갖춰놓았는데 굳이 덜 좋은 결과물에 먼지가 끼는 퓨처를 쓸 이유가 없습니다.
퓨처용액은 기존의 값비싼 광택 도색법에 비해, 적절한 결과물을 쉽고 저렴한 가격으로 낼 수 있는 좋은 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결과물에 욕심을 내고자 한다면 중간에 밟고 지나가는 가성비 좋은 대체제일 뿐, 퓨처용액만의 유일한 장점은 아직 찾질 못하겠습니다.
퓨처용액 입문방법
- 퓨처용액 : 인터넷으로 약 2~3만원 (2020년)
- 락앤락 용기 : 부품을 담그거나 부어서 흘린 용액을 굳히지 않고 계속 담아 쓸 용기
- 윈덱스 : 부품에서 퓨처용액을 닦아내거나 에어브러쉬에서 사용 후 청소 시 세척액
퓨처용액 용도
- 부품 광택 증가 : 폴리우레탄보다는 광택이 약함. 무광->반광
- 자동차 유리 및 캐노피 유리 코팅 및 오염 방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