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업용 에어 컴프레셔 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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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3 19:48:57, 읽음: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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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모형용으로 쓰기 좋은 공업용 컴프레셔를 구입하실 분들을 위한 글입니다. 국산을 주로 추천할 텐데, 어짜피 산업용 컴프레셔는 유지관리가 더 중요해서 시중에도 국산품이 대부분입니다. 

산업용 컴프레셔의 장점은 컴프레셔에 요구되는 기능을 전부 가지고 있는 플래그십 제품이라는 것입니다. 빵빵한 고압 에어탱크에서 일정한 출력의 공기를 몇분 동안 모터를 키지 않고 계속 뽑아낼 수 있습니다.

이걸 소형화시키면서 탱크를 작게 만들거나 없애버리는 식으로 모형용 컴프를 만드는 것 같은데, 한 번도 써본 적 없지만 그 작은 탱크로 일정한 출력으로 공기가 나오는지도 의문이지만, 시끄러운 에어펌프를 계속 가동시켰을 때의 스트레스도 어찌할지 의문입니다. 산업용 컴프는 낮에 2분만 켜서 탱크 꽉 채워넣으면 전원끄고 밤새도록 도색할 수 있는데 말이죠.

 

 

산업용 컴프는 크게 오일 방식(빨강)과 오일리스 방식(파랑)으로 나뉩니다. 

오일 방식은 전통적인 구조로 힘과 신뢰성이 좋아서 현장에서 많이 씁니다만 오일을 소모하면서 공기 속에 오일을 섞어서 투엣투엣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오일리스보다 조용한 편이라서 가장 조용한 오일 컴프로는 냉장고 컴프가 있습니다만, 냉장고 컴프는 원래는 폐쇄된 관 안에서 냉매를 순환시키는 용도이기 때문에 이걸 공기를 뿌리는 용도로 쓰다간 오일 투엣투엣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냉장고 컴프를 제품화한 메이커는 없기 때문에 사제로 냉장고를 뜯고 탱크 달아서 컴프를 제작하는 분들이 있으며, 오일 필터 등을 달아서 이런 단점들을 보완하면 소음도 냉장고 만큼이나 조용한 매우 뛰어난 컴프가 될텐데, 일반인이 구하기 힘든 것이 단점입니다.


오일리스 방식은 산업현장보다는 가정용에 더 적합합니다. 오일을 채워넣어주는 등의 관리를 해줄 필요가 전혀 없고 산업 현장처럼 가혹하게 쓰지 않으면 내구성도 문제 없습니다. 초기에는 오일 방식보다 시끄럽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만, 2010년대부터 저소음 컴프 경쟁이 일어나 2020년 현재는 오일방식보다 더 조용하게 개선되었습니다. 밤에도 쓸 수 있을 정도로 말이죠. 콰이어트존 같은 메이커를 시작으로 조용한 컴프가 나오기 시작했고, 계양도 KAC-30SE 같은 가장 최신 제품을 통해 조용한 컴프를 판매중입니다.

 

 

국내에서 공구로 유명한 계양에서 나온 컴프레셔는 위와 같은 제품군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첫번째 줄 빨간색은 오일 방식으로 산업용으로 주로 쓰는 제품입니다. 중간은 파란색으로 산업용으로 쓸 수 있는 오일리스 방식 컴프이며, 맨 아래는 검은색으로 산업용으로는 힘들고 가정용 정도로 쓸 수 있는 염가판 컴프입니다.

위의 사각형이 공기를 압축할 때 전기를 사용하는 양이고 아래가 공기 탱크의 용량입니다. 이건 매우 중요한데, 우리가 원하는 건 저소음 (=저전력, 낮은 힘) + 자주 가동하지 않도록 커다란 공기 탱크 용량을 확보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산업 현장에서는 힘이 필요해서 2마력 (=1500W) 이상은 되어야 에어타카 등을 멈추지 않고 쓸 수 있는데, 우리는 한 번 탱크를 채워넣으면 밤새 씁니다. 또한, 20SA 가 30SE 보다 저전력이지만 나중에 나온 30SE 가 저소음 모터 설계가 적용되어 가장 소음이 적습니다.

탱크 용량은 다다익선입니다. 6L 는 제 경험상 도료 20~30ml 쓰고 청소까지 하려면 3~4번은 채워넣어야 했습니다. 지금 산 30SE 의 25L 는 하루 한 번 공기 채워넣어주면 끝이네요. 물론 부피는 부담스럽지만, 책상 밑에 넣으면 그만이고 바퀴가 달려서 그런지 이동하기는 더 편합니다. 염가형 탱크통이라 압력도 7 Bar 로 낮아서 그런지 무게도 10S 보다 더 가벼워요.


이런 논리로 제가 모형용으로 추천하는 것은 모터는 작고 조용한데 탱크는 큰 거고, 그 결과 계양 중에서는 검은색 KAC-30SE가 모형용으로 가장 적합한 라인업입니다. 다른 공업용 컴프를 모형용/가정용으로 고를 때에도 아래와 같은 사항을 유의하시면 됩니다.

- 탱크가 20L 이상으로 큰가
- 오일 투엣투엣하지 않는 오일리스 방식인가
- 모터가 750W 이하로 작은가
- 모터에 저소음 설계가 적용되었는가 (이건 확인이 어려워서 평판 등을 검색 해야 합니다.)

 

 


저소음 공업용 컴프의 소음은 얼마나 될까요?
밤에도 쓸 수 있을까요?

네 됩니다.
벽을 석고보드로 만든 집이거나 이웃이 소음에 엄청나게 민감하지 않다면 쓸 수 있습니다.
그 이전에 탱크 용량을 큰 걸로 산다면 낮에 채워넣고 밤새도록 쓸 수 있지만요.

 

위 표는 제가 아이패드 프로 2세대와 Decibel Pro 앱으로 녹음한 소음 비교표입니다.

홈페이지에서 공개한 소음 dB 는 별로 믿을게 못됩니다. 현행 소음 측정은 A 주파수라는 인체 가청 영역만 측정해서 실제보다 줄여서 측정한 수치인데, 층간 소음 이웃간 분쟁은 벽을 타고 넘어가면서 주파수가 바뀌어 귀에 들리게 되는 주파수가 문제이므로 가능하면 모든 소음을 측정하는 Z 주파수 영역의 수치를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상세한 건 여기서는 설명하지 않겠는데, 아무튼 위의 표에서 A 보다는 Z 수치에 더 집중하세요.

또 하나 소음 측정시 중요한 요인으로 소음이 발생하는 장소와의 거리입니다. 보통 측정시엔 최소 1미터를 두고 측정하므로, 소리의 특성상 가까이 다가가면 매뉴얼보다 훨씬 높은 수치가 나옵니다. 그래서 저는 모터에서 5cm 떨어진 곳에서도 측정했는데, 이런 실측값이 실제로 사용하다보면 가장 체감이 큽니다. 

파악하기 어려운 요소로는 '소음의 질'이 있는데, 소음 패턴에 따라 저음으로 웅웅대면서 매우 시끄럽고 짜증나는 경우가 있고 수치는 높은데 부드러운 휘파람음이라 별로 거슬리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건 주파수 대역별로 방대한 그래프를 보여줘야만 설명할 수 있는데 여기서는 형편상 스킵하고 간단히 말로 총평을 적겠습니다.

 

제가 Z 값만 보라고 했죠? 제 방이 가장 조용할 땐 44.2 dB 입니다. 여기서 항상 켜두는 LG 제습기는 여기 앉아 있는 자리에서는 50.2 dB 정도로 소음을 발생시키는데 방 안에 켜둔 에어컨이나 선풍기까지 합치면 항상 50~55 dB 정도 배경 소음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저는 강제 공기 순환 배기 시스템으로 시로코팬 TB-115를 쓰고 있는데, 이것도 몇 년 쓰다보니 노하우가 붙어서 지금은 무소음 무진동 케이스를 제작해서 55 dB 이하로 억제중이며, 가장 큰 소음은 공기 흡입구의 부품이 빨려들어가지 않도록 막는 그릴에서 나는 풍절음입니다. 그게 80 dB 가까이 나긴 하는데, 이건 선풍기에 가까이 가면 나는 소리 같은 거라서 그 앞에서 작업하다보면 58 dB 가량으로 살짝 거슬리는 정도가 됩니다. 그래서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끼고 작업하죠. 에어브러쉬 작동시 나는 여러분도 익히 잘 아는 소음도 이 풍절음에 뭍혀서 잘 안들립니다.

이번에 제가 구입한 계양 KAC-30SE 는 저소음 설계가 되어 있습니다. 보다시피 모터에서 바짝 붙으면 79 dB 로 풍절음 정도의 소리가 나며, 자리에 앉아서 모터가 작동중일 땐 74.5 dB 로 분명히 소음이 들립니다.

예전에 쓰던 무지 시끄러운 KAC-10S 는 저소음 설계가 없는 옛날 오일리스입니다. 모터 앞에서 84.5 dB 로 무진장 시끄러우며, 진동도 극심하고 달달 거리는 그 공업용 컴프입니다. 그런데 수치상으로는 자리에 앉으면 68.5 dB 로 훨씬 낮게 나오니 이상하죠?

이게 바로 소음의 질입니다.
30SE 는 소음의 퀄리티가 귀에 거슬리지 않게 차분하게 억제되어 있고 진동도 심하지 않아서 바닥에 스폰지로 완충장치만 깔면 크게 거슬리지 않고 작업할 수 있습니다. 반면 10S 는 켜지는 순간 깜짝 놀라게 되고, 밤에 쓰면 진짜 옆집에 미안해집니다. 기계가 덜덜 거릴 정도로 진동도 심하고, 문 밖에서 방문을 닫고 작동음을 들으면 30SE 는 안 들리는데 10S 는 명백히 들립니다.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주파수별 소음의 강도를 분석하면 나오는데, (특정 주파수에 올인해버림) 여튼간에 이런 거에 관심이 없으면 직접 사용해보고 직관적으로 느끼게 되는 부분이라 남들이 쓴 사용기에 의지할 수 밖에 없습니다.


공기 탱크를 채우는 시간은 6L 8 Bar 인 10S 의 경우 52초이며, 에어브러쉬 0.3mm 2 Bar 출력으로 4분 30초입니다. 25L 7 Bar 인 30SE 는 동일 에어브러쉬로 14분 50초 쉬지않고 출력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1.5 Bar 등으로 쓴다면 더 오래 쓸 수 있겠죠. 이래서 낮에 한 번 채워두면 밤새도록 쓴다는 겁니다. 어떤 컴프는 탱크를 채워갈수록 모터가 시끄러워지는데, 계양의 경우는 1dB 정도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습니다.

 

 

 제가 공업용 컴프, 그중에서도 제가 산 30SE 를 추천할 때 가장 아쉬운 부분인데요.

계양은 아무래도 인테리어 업자나 구입하다보니 일반 소비자들의 편의는 거의 안 봐줍니다. 이 30SE 는 14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저소음도 챙긴 모형용으로 적합한 제품입니다만, 다른 콰이어트존 같은 경쟁사 제품을 의식한 가격 때문인지 에어 레귤레이터, 혹은 출력압 게이지를 삭제해버렸습니다.

출력압 게이지는 탱크에 가득 찼을 때 7 Bar 의 압력을 에어브러쉬에 필요한 2 Bar로 낮추거나, 혹은 완전히 잠궈서 호스 교체를 용이하게 하는데 쓰는 필수적인 부품입니다. 콰이어트 존 제품의 경우, 이걸 포함해서 오일 수분필터 등 자잘한 편의 부품도 달려 있습니다만 계양은 시장을 리드하는 회사다 보니 쿨하게 이것도 빼고 알맹이만 파네요;;

골때리게도 현재 이 출력압 게이지는 단품으로 구할 수 없고, 국내나 중국 알리 등지에서 부품과 커넥터 부품을 사서 조립해야 합니다. 이런 쌈마이틱한 부분 때문에 제가 전면적으로 30SE 를 추천해드리기 좀 힘듭니다. 이게 싫으신 분은 조금 더 시끄러운 KAC-20SA, 또는 콰이어트 존 등으로 가면 한번에 해결되겠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져서 출력압 게이지를 별도로 구매해서 조립하고 다는 방법은 요청이 있다면 다른 글로 설명하겠습니다.

이외에도, 제품마다 공기 토출구 커넥터가 다 제각각인데, 이것도 업자라면 친숙하게 커넥터를 사서 교환할 테지만 일반 소비자는 알기 참 어렵습니다. 일단 알면 쉬운데 그 정보가 인터넷으로 뒤져서 잘 안 나옵니다. 이것도 요청이 있다면 정리해서 적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몇 년 동안 공업용 컴프만 써왔습니다. 그동안 수분 투엣투엣 문제는 한번도 겪어본 적 없습니다. 이번에 30SE 사면서 수분 필터가 달린 출력압 게이지를 샀는데, 공기 가득 채우고 뺄 때까지 수증기나 물방울이 하나도 고이지 않았네요. 밑에 물 빼는 구멍 열어도 물 나온 적이 없어서 녹슬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이건 제가 집 안에서 항상 제습기를 켜서 습도 60% 이하로 맞춘 환경이기 때문일 수 있다는 점 참고 바랍니다. 문 열어놓고 습기찬 바깥과 통한다면 중간에 수분필터 별도로 달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10S 에 고무 호스를 안 끼우고 소음에 시달리면서 쓰다가 방음박스도 만들고 하면서 몇가지 소음억제 노하우가 생겼는데, 이것도 요청이 있다면 별도의 글로 담아서 정리해볼까 합니다.

 

 

 

이 글은 이전부터 주로 목공용으로 공업용 컴프를 잘 쓰다가, 모형용 컴프를 한 번 알아보니 용량이나 성능도 시원치 않은데 뭐가 특별한 건지 잘 이해가 안가서 그보다 나은 가성비 제품을 추천해주기 위해 작성해봤습니다. 분명 부피나 무게 면에서 모형 전용 컴프에 장점이 있지만, 들기 편하다고 5.56mm 소총으로 탱크에 달려드는 것 같이 절대적인 체급 차이는 뒤집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에어의 품질과 힘은 공기 탱크의 용량에서 나오는 거니까요. 또한, 공업용 컴프의 소음도 많이 개선되어서 제품을 잘 고르면 밤에 못 켜는 일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겁니다. 탱크만 확보하면 켤 일도 없고요!

집에 공업용 에어컴프를 둘 자리가 안 나는 것이 아니라면 가격도 저렴하고 튼튼해서 오래 쓸 수 있는 산업용 컴프와 중국제 에어브러쉬 3만원짜리로 20만원 미만에 새로운 세계로 입문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붓도색보다 훨씬 재밌습니다. (청소하는 거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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