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회 하비페어를 끝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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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3 03:53:07, 읽음: 4216
홈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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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가 끝나면 피곤함이 몰려 옵니다. 여러분이 이틀이라는 단거리를 달렸다면 저는 적어도 4개월의 장거리를 달렸습니다. 쓰레기를 치우고, 집기를 정리해 실어 보내고 전시장의 문을 닫고 나서면 10시가 가까워 지는데 밤길을 나서며 "왜?" 라는 단어가 머리 속을 채우지만 몇 달이 지나면 끊기 힘든 마약과 같이 다시 대관을 알아보며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이 11년간 반복되었습니다. 저도 이 사실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깊은 여운이 사라지기 전에 소고를 남깁니다.

발전

아래 배치도는 1회 배치도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은 이번 11회 행사 배치도입니다.

 

행사가 어떻게 발전했는지 말로 표현하기 보다는 이 배치도가 모든 것을 말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만들기까지 11년이 걸렸습니다. 물론 대규모 자본이 참여했다면 단숨에 만들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한가지 이렇게 천천히 성장한 만큼 오래 버텼습니다.

로고의 의미

하비페어 로고를 유심히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제가 저 로고를 만들면서 참 고민이 많았습니다. 아마 어떤 의미로 저 로고를 만들었는지, 왜 지금 그 이야기를 하는지가 궁금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이 이야기를 지금 꺼내는 이유가 있습니다.

 네 개의 마름모꼴의 가장자리에 톱니처럼 보이는 요철은 짜맞춤을 의미합니다. 무엇인가 만든다는 의미를 상징하지요. 네 개의 마름모는 하비페어를 구성하는 네 가지를 의미합니다.

"업체", "전시", "이벤트" 그리고 "경합"

위에 언급했듯이 이제사 이 로고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11회 행사에서 이 로고의 의미를 채웠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른 어느 행사보다 11회 행사의 활력이 높았던 이유는 바로 행사의 목적이 채워졌기 때문이고 그 것을 직접 느끼셨기 때문입니다.

목적

하비페어를 시작한 목적은 "즐기자"란 것이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이 목적에 큰 변화는 없습니다.

행사에 참가하거나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원하는 물건을 사고, 내 작품을 보여 주고, 사람을 만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중에 가장 큰 목적은 만남입니다.

11회 행사에서는 10년 넘게 모이지 못했던 동회회의 부스가 있었습니다. 젊음이 지나가고 나이 들어가며 건강에 문제가 있는 회원까지 있었지만 환하게 웃는 기념 사진 한 장을 남겼습니다. 이 사진을 보면서 저는 이 행사를 하는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비페어는 우리들의 행사입니다. 일반인들에게 보이려고 하는 행사가 아닙니다.

 

 

자체 동력

여러번 밝혔지만, 하비페어는 자체 동력으로 운영되는 행사입니다. 이 것은 국내에서 진행되는 대부분의 행사와 다른 구조입니다. 대부분의 행사는 재력과 목적이 있는 주최가 있습니다. 주주최는 주최의 사업 목적 달성에 시너지를 일으키기 위해 행사를 합니다. 또 하나는 행사 자체로 수익을 얻기위해 만들어진 행사입니다. 유야용품 페어같은 것이 대표적이겠죠.

이 두가지 구조의 공통점은 목적을 성취할 수 있는 저변이 있다는 것 입니다. 시너지를 얻을 잠재 고객이 있던가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도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시장 수요가 있던가 둘 중에 하나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아쉽게도 국내 스케일 모형 시장은 이 두 가지가 모두 없습니다. 어떻게 알 수 있냐구요? 있었다면 일개 개인이 행사를 할 기회를 주지 않았을 겁니다.

외부에서 유입되는 자본이 없다면 행사는 참가자와 관람객이라는 주축이 행사의 소요 경비를 분담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다음 행사를 위한 이윤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 밸런스를 계속 맞춰 가는 것이 주최의 역활입니다.

다이어트 그리고 에너지

위에서 자체 동력이라는 말을 썼지만 하비페어의 동력은 약합니다. 동력을 높인다는 것은 결국 참가자와 관람객의 부담이 상승한다는 것을 의미하니까요. 저는 매번 모든 경비를 줄이는 일에 큰 부담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던 TV와 쓰던 카메라 장비를 들고 나와 시연장을 만들고 포스터와 각종 홍보 자료를 제가 직접 만듭니다. 사이트를 만드는 것, 관리하는 것, 참가자 신청을 받고 각종 양식을 만들고 인쇄하는 것도 제가 합니다. 정상적인 인건비 지출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진행은 지인들의 도움에 의존합니다(여러분들이 행사장에서 마주치는 진행 요원들은 "전모단"이라는 제가 속한 오래된 모임 멤버들입니다). 행사 지원 용역(청소, 시설등)에 쓸 비용을 줄이기 위해 그것 역시 제가 합니다. 이런 이유로 행사 준비에 많은 시간이 걸리고 경비를 계속 다이어트 해야 합니다.

이 것은 여러분에게 공치사를 하는 것도 격려를 받기 위해 하는 말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런 현실을 비관하지도 않습니다.

저는 제가 가진 능력을 이용해 이 행사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기쁨을 느끼고 약간의 자부심도 느끼고 있습니다. 그 것이 제가 받는 에너지입니다.

아직도 진행 중

하비페어는 아직도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제 11살입니다. 국내에서 최장수 모형 행사가 되었으나 성장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에 그 만큼 헛점도 있고 새롭게 시도하면서 발생하는 실수도 많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MMC입니다. 작년에 콘테스트를 기획했고 이제 2회입니다. 예산에서 행사 진행까지 미숙함이 많습니다. 그러나 참여하는 분들의 열정이 대단한만큼 빠른 시일안에 자리를 잡을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고민

11회 행사를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이제 나 한 사람의 능력으로 운영될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도움을 받으라고 말씀을 하는데 도움은 도움일뿐이며 도움으로 행사를 유지할 수는 없습니다. 전 세상의 모든 일에 상응하는 댓가가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댓가를 지불할 때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제가 언제까지 하비페어를 할 수 있을지는 저 또한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하비페어는 스스로 설 수 있는 에너지를 생산하며 아직까지 두 발로 서 있습니다.

하비페어는 완벽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100%를 만족시킬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발전하고 있으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 것은 저와 같은 목표점을 보고 있는 많은 분들의 도움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이제사 11회 하비페어를 종료하려 합니다. 온 방안에 널려 있는 종이와 가자재를 치우는데 며칠은 걸리겠지만, 마음속으로는 종료할 생각입니다.

2020년 제 12회 하비페어에서 만나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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