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에 영화 ‘미드웨이’를 본 이후
소장하고 있는 비행기 킷트들은 수년 안에 다 만들어버리겠다는 심정으로
손에 잡히는 것들, 눈에 띄는 것들부터 대충대충, 마구마구 완성하고 있습니다.
마음이 급하다보니
잘 보이지 않을 조종석 등의 실내는 대충 칠한다든가,
벽에 매달 것은 바퀴를 수납상태로 만든다든가하는 꼼수를 부려가면서
완성 속도에 초점을 맞추어 작업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마구마구 만들면서 느낀 점이 있는데,
예전에는 디테일이나 조립성이 떨어져서 완성의 엄두가 나지 않던 킷트들도
이제는 대충 만들려고 마음 먹고 일단 완성하고 나니 나름 꽤 괜찮더라는 겁니다.
환상적인 디테일과 부품수의 최신 제품들과 6,70년대의 제품들이 완성 후의 느낌이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 않더라는 겁니다.
완성에 소요된 노력, 시간, 금액을 비교했을 때, 어느 쪽이 우위에 있다고 판단할 수가 없었고 모두가 애정이 가기는 똑같았습니다.
물론 이것은 매체를 통해 자신의 모형취미를 판매하거나 발표하는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고, 저같이 자기 자신의 만족이 모형취미의 목표인 경우이겠습니다.
그래서, 이제 저는 만들기 까다롭거나, 발매된 지 오래된 킷트들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져버렸습니다.
모형 이야기에서 다소 벗어난 이야기가 될 수 있겠습니다만,
못난 킷트들을 많이 만들면서 든 생각이 우리집 애들에게까지 연결되더군요.
우리집에는 애가 세명입니다.
위로 누나와 형은 나름 열심히 살고 있는데 비해서 지금 군복무를 하고 있는 막내아들은 어릴 때부터 학업보다는 잡기에 관심이 많아, 소위 걱정거리 아들이었습니다.
군에 가서 나름 늠름해진 막내를 보면서, 못난 킷트도 완성 후에는 나름 근사하게 한자리 차지하듯이, 우리 막내도 잘해낼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오늘의 한줄 요약
“못난 킷트 괄시말고 못난 자식 믿고 밀어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