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비온다고 했는데 알고보니 새벽에 비가오고 아침에 그치더군요. 그 덕분인지 미세먼지가 사라졌습니다. 햇빛도 아주 좋고 하늘도 파래져서 야외 촬영해야지 하고 나갔는데 아... 나가지 말걸... 삼각대를 펼치는데 이거 좀 느낌이 안좋았어요. 바람이 쌔앵 쌔앵... 타미야 키트 상자는 아카데미도 그렇고 이탈레리도 그렇고 아랫 상자와 윗 상자로 구분되어져 있지 않습니까? 그 아랫 상자에 인형들과 처칠 전차 담아뒀는데 그냥 처칠이나 조금 찍어볼까 했다가 슈웅! 상자가 육교 난간에 터엉! 부딪히더니 육교 바깥쪽으로 상자가 들려버리더니 그 충격으로 모든 악세서리와 인형들이 탈탈탈 떨어져 나가버리더군요. 하

3시간 동안 찾아다닌 끝에 찾아낸 놈들... 와인병들과 그걸 담은 바구니, 조종수 인형, 크로커다일 시절 구판 인형의 발 받힘으로 쓰이는 상자와 구판 인형의 엉덩이 부분의 장구류는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고속 도로 옆 45도 좀 넘는 경사지가 흙에 잡초 같은게 무성하게 나있는 곳으로 떨어졌는데 3시간 동안 저놈들을 찾아내다 보니 어느새 제가 다닌곳이 흙이 다 들어나버렸더군요. 아카데미가 아닌 이상 단종되지 않은 특정 제품의 런너와 데칼만 따로 구입할 순 없으니 키트를 새로 사는 수 밖에 없겠습니다. 타미야 1/35 처칠 Mk.VII 작례나 이런것도 국내에선 보기 힘들고(사실 외국도 마찬가지인듯) 이들만 따로 무료 나눔을 받겠다고 해도 언제 될지도 모르니 차라리 새로 사서 탱크만 따로 되팔아버려야지요.
그런데 제가 생각해도 신기한 점은 이걸 찾으면서 달팽이 껍데기들과 온갖 우리 일상 생활 속 쓰레기들 - 스티로폼 쪼가리나 페트병, 캔은 기본이고 접시, 사탕 막대기 등등 이런 쓰레기에 눈이 가더랍니다. 스티로폼 쪼가리야 날라온거라 치면 되겠지만 보니까 심지어 라면 면발도 안끓인채로 버려진게 있더군요? 손바닥 반만큼이나... 이 면발이나 사탕 막대기, 캔 같은건 모두 마시고 그냥 육교 위에서, 혹은 도로 위 차량에서 가다가 버린것일텐데 그것들이 눈에 매우 잘 들어오더군요. 보이라는건 안보이고...
아무튼 그래도 처칠 보병 전차는 전혀 사고를 당하지 않았고, 찾아낸 병사들 중 가장 중요한 신형 인형들은 모두 상처 하나 없이 깔끔하니까 다행인것 같습니다. 수레의 경우 바퀴는 다시 접착만하면 되네요.
결국은 이 모든건 저의 부주의 때문이니 원망할것도 없고 짜증낼 필요도 전혀 없고... 그저 빨리 촬영 포기를 결단했더라면 이런 일은 안생겼을텐데 저의 결단력 부족과 부주의를 탓해야지요. 흠... 참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