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4F 와일드캣의 전쟁 당시 페인트 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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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4 16:44:35, 읽음: 1488
m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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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2차 대전 프롭기를 만들자마자 맞닥뜨린 건 박스아트와 동떨어진 키트 권장 색상표입니다. 특히 등푸른 생선같이 가장 어두운 파란색은 검은색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진한데요. 박스아트나 서양인이 만든 완성작을 보면 하나같이 하얀색을 타서 밝게 해놨기에 차이가 아주 큽니다.

어째서 키트의 도색지시서가 엉망인지, 그리고 당시 사용된 정확한 색상은 뭔지 조사해보니 도색 불일치가 일어나는 이유가 생각보다 복잡하더군요. 간단히 요약하면 2차 대전 당시를 포함해 매년 중구난방으로 새로운 색상이 생기고 기존 색상을 단종했으며, 한국전이 끝난 후인 1956년에 들어서야 처음으로 체계적인 FS (Federal standard) 색상표 체계가 생기는데, 이 때에도 과거의 색상표를 제대로 승계하지 않았습니다.

변천사를 조금 더 자세히 쓰면...

1919년 - 미 항공대 (USAAF) 최초의 도색 색상표 Specification No. 3-1 이 생깁니다. (미 육군은 1851년이 최초) 이 때 제정한 24색은 1939년이 되자 2개의 색 밖에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39년이 되자 2색만 쓴 건 아니고 그 사이에 새로운 색 수십개가 추가되고 사용되었습니다. 

1943년 - 전쟁 중에도 계속해서 난립하는 색상표를 한 차례 정리한 것이 ANA (Army - Navy Aeronautical) 색상 체계입니다. 1943년 말 제정되고 1944년 생산 기체부터 적용됩니다. 또 다시 기존 색상을 대거 단종시키고 새로운 색이 같은 이름으로 지정되며 기존 체계와의 호환성은 없습니다.

1956년 - FS (Federal standard), 한국전이 마무리되자 다시 한 번 체계적으로 정리한 색상 체계입니다. 현용 전투기 대부분이 1956년 이후에 나온 만큼 비교적 흔한 FS 색상체계를 쓴 도료를 쓰면 현실과 거의 유사하게 제작할 수 있게 됩니다. 근데 이것도 처음부터 ANA 와 정확히 매칭이 안되고, FS 색상도 시대에 따라 수시로 변합니다. (베트남 전 등)

2017년 - FS 도 폐기되고 새로운 AMS-STD-595 (Aerospace Material Specification) 이 제정됩니다. 다행이 이번에는 번호나 이름 같은 기본적인 건 계승되도록 호환성에 신경을 썼지만, 여전히 완전히 동일한 색은 아니고 가장 유사한 색인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아직은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색상 체계입니다. 20년 쯤 지나면 AMS 전용 도료를 개발해야 겠지만요.

 

어째서 이렇게 복잡한지 조금은 눈치채셨을 겁니다. 군제 락카에 적힌 FS15042 같은 미군 표준 색상 체계는 1956년부터 현대까지 사용되고 있는 항공기에만 정확히 적용됩니다. 1944년에 날아다녔던 비행기에 쓰인 ANA606, ANA607, ANA623 색상은 FS15042 와 유사하지만 엄격히 말하면 유광/반광/무광으로 달라지고 채도 명도도 다 다릅니다. 하물며 ANA 가 없었던 1941년이 되면 색상 체계가 한층 더 요절복통이라 정확한 색상을 찾기 정말 힘들죠.

따라서 정확한 색상을 알려면 역사적 배경과 색에 대한 지식 전부 다 알고 있어야 합니다.

 

한가지 더 예시를 들어봅니다.

 

 1941년 미해군 항공기 중 투톤 도색에 사용된 색상은 ACUS 05 와 ACUS 06 을 썼는데, 여기서 ACUS 06 Blue Gray 는 단독 색상이 아니라 ACUS 05 위에 덮는 식으로 발색을 냈습니다. 따라서 F4F 와일드캣의 경우 전체를 Light gray 로 도색하고 상단 Blue Gray 를 추가로 덮어서 도색하는게 정답입니다. 

 

 F6F 헬캣에 도입된 쓰리톤 도색은 1942년부터 도입되었습니다만 ANA 색상 체계가 1943년 말에 도입되었으므로 여기서는 1943년 쓰리톤 도색 테마를 예시로 들겠습니다. 근데 사진 아래를 보면 색이 4종류입니다. 실은 쓰리톤이 아니라 4색톤 도색이라는 말입니다. 동체 상단부위는 ACUS 33 - ANA 607 무광 Sea blue 를 칠했고 날개 및 꼬리 날개의 상단부에는 ACUS 07 - ANA 606 반광 Sea blue 을 칠해서 색상이 달랐습니다. 고작 무광과 반광 차이가 아니죠. 무광으로 칠하면 유광보다 색이 밝아지니까요.

 

 이건 1944년 대서양에서 대잠 작전에 주로 쓰인 와일드캣에 적용된 투톤 도색입니다. 동체 전체를 Insignia white 로 칠한 후 그 위에 Dark gull gray 를 덧칠한 사양입니다.

 

 1944년부터 등장한 야간 작전 비행기 같은 아주 어두운 남색의 기체입니다. 그러나 한국전 장진호 전투의 F4U 커세어의 그 색상과 다릅니다.

이 당시 ANA 623 이 도입되면서 기존에 쓰던 ANA 605 Insignia blue 색상은 그루먼 사의 요청으로 단종되었습니다. (1941년 와일드캣에 쓰인 연파란색) 그런데 모든 공장이 ANA 623 만 써서 칠한 건 아니고 어떤 회사는 밑색으로 Dark Blue 를 칠한 위에 ANA 623 을 칠했다고 합니다.

참고로 기존에 쓰던 3톤 도색 기체는 따로 추가 도색하지 않고 그냥 사용되었습니다.

 1947년이 되자 ANA 623 Sea Blue 유광은 새로운 색상이 됩니다. 이 새로운 색상은 1956년 FS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FS15042 로 승계됩니다. 즉, 한국전 당시 장진호 전투에서 날아다닌 F4U 커세어는 1947년부터 변경된 새로운 ANA 623 Sea Blue 유광색으로 도색되었으며, 이는 FS15042 도료와 호환됩니다.

 

 

모든 색상이 이렇게 혼란스럽게 바뀐 건 아닙니다. 어떤 색은 꾸준히 이어져 내려왔고 어떤 색은 더 심하게 변경되었기 때문에 옛날 항공기로 갈수록 올바른 색상으로 도색하려면 알아야 할 정보가 많아서 어렵습니다.

그리고 도료 판매사가 정확한 색상을 만든다고 보장하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나라 아카데미는 군제 도료에 의존하는 정도가 심한데, 군제의 색상은 미군 2차대전 항공기에 딱 맞는게 별로 없어서 하세가와 에어로 키트의 설명서를 보면 2가지 이상의 색을 조합해서 만들라고 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쉽게 만들 수 있을까요? 당시 색상을 연구하고 정확히 재현한 회사의 도료를 사면 간단합니다.

https://www.sovereignhobbies.co.uk/blogs/sovereign-about-us-research-and-development

Sovereign Hobbies 는 영국의 에나멜 도료 전문 제작 회사로, 2차 세계대전 당시 어지럽게 난립하던 색상표에 전부 대응한 도료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같은 색상이라도 연도별로 색상을 미세 조정해서 판매하는 회사는 여기 밖에 없을 겁니다. 자신들이 연구한 색상표도 게시하고 있으므로 어떤 키트에 어떤 색상을 써야 하는지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영국 회사라 그런지 주력은 미국과 영국 군대의 FS 와 RAL 색상표입니다.

 

 https://www.whiteensignmodels.com/c/US+Navy/1262/1/

Sovereign Hobbies 에서 만들어서 판매하는 Colorcoats 에나멜 도료는 유럽 및 미국에서 판매중입니다. 국내에는 아직 수입된 적 없구요. 그런데 에나멜이라 유성 도료는 비행기에 못 태웁니다. 이 말은 직구 불가능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구입 자체가 불가능한 거죠. On_

 

현재 국내에선 Sovereign Hobbies 에나멜 도료를 구할 방도가 없어서 저는 대용품으로 컬러 챠트를 구입했습니다. 이 책자는 영국 공군 박물관에서 발행한 정부 간행물로 2차 대전 중 사용된 영국 항공기에 쓰인 컬러 챠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현재 배송중입니다.

 

 이 책에 있는 공식 색상표를 쓰면 가지고 있는 도료와 비교해서 색상 차이를 확인하고 적당히 조색할 수도 있습니다. 처음부터 조색한 Sovereign hobbies Colorcoats 도료가 수입된다면 훨씬 편할텐데 지금은 이게 최선입니다.

 

그러니 국내 총판은 저 에나멜 도료를 수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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