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t in History - Kawasaki Ki-61 히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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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1 00:00:00, 읽음: 3296
정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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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 : 정기영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배포권은 월간항공과 원 글의 저작자에게 있음을 알려 드립니다

2차대전 최고의 걸작전투기를 꼽으라면 미국의 P-51 머스탱, 영국의 수퍼마린 스피트파이어, 독일의 메사슈미트 Bf.109 등 유명 전투기를 항상 우선순위에 두게 된다. 이들 기체는 뛰어난 항공기술의 결정체였고 특히 이들 비행기의 동력인 엔진은 이 걸작들의 핵심부품이다. 2차대전 최고의 엔진으로는 독일 다이믈러/벤츠사의 DB601 시리즈와 영국 롤스로이스사의 멀린 엔진을 꼽을 수 있다. 이번에는 그중 다양한 국적의 전투기에 사용된 독일 다이믈러/벤츠사의 DB601 엔진을 이용한 파생 전투기와 그 키트를 하나하나 꼽아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는 카와사키 Ki-61 히엔이다.

수냉식 엔진에 눈을 뜨다.

일본육군과 해군은 전통적으로 공기로 냉각하는 공랭식 엔진을 선호했다. 독일이나 영국에 비해 산업과 기술능력에서 제약이 있던 일본의 입장에선 제작에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수냉엔진보다 좀 더 손쉬운 공랭식이 각광을 받았다. 공랭식 엔진은 간단한 구조라 무게가 가벼웠으며 정비도 쉬운 편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2차대전 기간 중 일본 육군항공대가 사용한 주력전투기 5종인 Ki-43 1식 전투기 하야부사, Ki-44 2식 토죠, Ki-61 3식 히엔, Ki-84 4식 하야테, Ki-100 5식 히엔(공냉식) 중 수냉엔진 전투기는 이번에 소개하는 Ki-61 히엔 하나뿐이다.

지금도 유명한 중공업 업체인 카와사키사는 이런 공랭식 엔진이 판을 치는 일본항공업계에 수냉식 엔진을 본격적으로 사용하여 고성능 전투기 제작을 꾀하였다. 그 첫 번째 성과는 카와사키 Ki-10 95식 전투기로, 이 전투기는 일본육군 최초의 수냉엔진을 갖춘 복엽기로 중일전쟁에서 큰 활약을 했다. 이에 고무된 카와사키사는 수냉엔진 전투기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던 중 큰 호재를 만났으니 그것은 2차대전 개전과 동시에 들려온 독일공군의 신예전투기 Bf.109의 대활약이었다.

이 전투기가 탑재한! DB601 엔진은 당대 항공기술의 정수 바로 그것으로, 전쟁전 이미 3국동맹을 맺어 우방이 된 독일은 일본에 Bf.109E 전투기와 함께 DB601 엔진을 판매했다. Bf.109의 활약에 고무된 육군수뇌부도 수냉엔진 전투기의 개발과 DB601의 국산화를 지원하자 카와사키사는 중(重)전투기인 Ki-60과 중(中)전투기인 Ki-61을 개발하게 된다.

형제기인 Bf.109를 능가하다.

영국이나 독일과 달리 일본은 항공기 제작사가 엔진과 기체를 동시에 개발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는 제작사에 기술적으로 큰 부담이 되었다. 카와사키사는 DB601 엔진을 라이센스 생산할 수 있게 되어 하나의 문제점을 덜었고 기체의 개발은 가속도가 붙게 되었다. 도이 다께오 수석기사를 중심으로 한 가와사키 개발진은 기존 일본전투기에서 볼 수 없었던 매끈한 유선형 기수를 가진 기체를 개발하게 된다. 특히 일본최초의 수냉엔진을 장착한 전금속단엽기로 기존의 공냉엔진에 없었던 수냉엔진의 냉각기(라디에이터)를 동체하면 후부에 장착하는 방식을 선택하는 파격적인 설계를 단행, DB601 엔진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낸 걸작이 탄생하게 된다.

중(重)전투기로 만들어진 Ki-60은 라이벌 나카지마사의 Ki-44에 패해 개발이 중단됐지만, 중(中)전투기인 Ki-61은 1941년 12월 12일 첫 번째 테스트 비행 결과 놀라운 성능을 발휘해 카와사키사는 물론 일본육군 수뇌부를 경악케 한다. DB601 엔진의 국산화형인 하-40 엔진의 개발이 다소 늦어져 시제기에 Bf.109E와 같은 DB601A 엔진을 장착한 Ki-61은 최고속도 591km/h를 기록, Bf109E와 비교해 10km/h 이상 빨랐고 기동성도 매우 우수했으며, Bf.109에 비해 훨씬 긴 주익을 장비한 덕분에 항속거리는 Bf.109의 3배에 가까웠다. 분명 같은 엔진을 장착했지만, 성능이 더 뛰어난 전혀 다른 개념의 전투기가 일본육군의 손에 쥐어진 것이다.

Tony라는 별명을 얻다.

태평양전쟁의 개전과 동시에 넓게 확대되던 전선에 따라 일본육군항공대(IJAAF)는 많은 전투기가 필요하게 되었고 카와사키사의 Ki-61 히엔도 양산을 시작하여 43년 초반부터 남태평양 전선에 투입된 68, 78전대를 중심으로 배치되기 시작했다. 특히 68전대의 경우 치열한 공중전과 중일전쟁을 거친 역전의 에이스들이 지휘봉을 잡고 있었고 특히 2중대장 쇼코 다케우치 대위(30기 격추), 미쯔요시 타루이 중위(38기 격추), 수스므 카지나미 (24기 격추) 등 다수의 에이스를 배출하기도 한다.

당시 일본의 조종사들은 Ki-61 히엔 기체를 보유한 것만으로도 자부심이 대단했다. 사진은 244전대의 조종사들.

Ki-61의 출현은 곧 미군 파일럿들에게도 인지되어 미군정보부는 이 기체의 성능과 외형이 이탈리아 공군의 Macchi C.202 폴고레 전투기(이 전투기도 같은 DB601의 라이센스 엔진을 사용한다.)와 동일하다고 판단, 이탈리아식 이름인 ‘안토니오’로 부르다가 이를 줄여 ‘토니’라는 명칭을 붙이게 된다. 히엔을 견제하기 위해 미육군항공대는 주력기인 P-39와 P-40을 대체할 신예기인 P-38 라이트닝과 P-47D 썬더볼트의 배치를 서두르고 미해군 역시 고성능의 F4U 콜세어를 투입하여 이에 대항하였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고성능으로 뉴기니아 항공전에서 두각을 나타낸 히엔이었지만, 그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Ki-61 히엔에 있었다. 고성능/고출력의 하-40 엔진은 오리지널인 독일 DB601 엔진에 비해 부품의 정밀도나 내구성에 문제가 있었다. 전쟁이 격화되면서 숙련공이 부족하여 품질관리에 문제가 생기자 엔진 트러블이 만연하기 시작했다. 엔진토크가 일정치 않고 출력이 오르락 내리락은 기본이고 이륙중이나 비행중에 엔진이 고장나거나 심지어는 폭발하여 조종사가 희생되는 일이 점차 늘어났다.

게다가 징집되어 간단한 교육만 받은 정비병들은 이 복잡한 수냉식 엔진을 제대로 다루지 못했고 출격시 적기에 격추되는 기체보다 사고로 손실되는 기체가 더 많은 날도 부지기수였다. 베테랑 조종사를 제외한 초보조종사들은 이 기체를 잘 다루지 못한데다, 히엔의 고성능을 살릴 Zoom & Boom 전법(이른바 Hit & Run)이 아닌 Ki-43 하야부사를 탈 때와 같이 기동성에 의존한 공중전술을 구사했다. 이는 히엔을 능가하는 강력한 전투기인 P-38 라이트닝과 P-47D 썬더볼트, F4U 콜세어와 F6F 헬켓의 등장으로 손쉽게 그 우위를 내주고 말았다.

히엔은 단기간에 육군항공대의 애물단지가 되었고 1944년 봄 미군의 호란디아 상륙으로 웨와크섬에 전개하던 68, 78전대가 괴멸되어 히엔은 뉴기니아 전선에서 점차 사라지게 되었다.

Hasegawa 1/48 Ki-61-I 3식 전투기 히엔 1형갑/을

하세가와가 2005년 발매한 제품으로 기존의 히엔 1형정 키트에 짧은 기수를 갖춘 초기형 동체를 제작하여 넣어준 바리에이션 키트다. 최초의 양산형인 갑형과 개량형인 '을'형을 선택하여 제작할 수 있고, 마킹은 1945년 여름 특별공격대(카미카제) 두 종과 1944년 타이완에 전개한 37훈련비행대 마킹이 들어있다. 초기형 히엔의 경우 과거 아리이제가 유일했는데 이 키트의 등장으로 입지가 좁아졌다. 국내에도 수입됐으며 가격은 3만원선.

Hasegawa 1/48 Ki-61-I 3식 전투기 히엔 1형 ‘68전대’

역시 앞의 키트와 같은 키트로 뉴기니아 전선에 전개한 68전대 마킹을 재현한 키트로, 2중대장 쇼고 다케우치 대위 탑승기(1형 갑)과 1945년 가시와 비행장에 전개한 18전대 소속기(1형 병) 두 종이 들어있다. 국내에도 수입됐으며 가격은 3만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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