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평소 갤러리 외에는 거의 활동을 하지 않는 눈팅 모델러입니다.
최근 의뢰작업을 진행하던 중 데칼이 너무 오래 되어 사망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보시다시피 년식이 좀 된 프로모델러의 Ju 52 입니다. (지저분한 제 책상은 좀 눈 감아 주시고요...)

데칼 상태가 안 좋긴 해도 왠만하면 살려서 써보겠지만, Junkers 계열의 항공기들이 거의 그러하듯 표면에 요철이 잡혀 있어서 보나마나 작업 중에 산산이 부서질 것이 뻔합니다. 이런 경우는 거의 예외적인 상황이라 데칼복원제 등을 써봐도 그리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표면에 밀착시키려면 강하게 눌러줘야 하는데 아무리 복원작업을 거쳤다고한들 그런 과정을 이겨낼리 없습니다.
그래서 애저녁에 포기를 하고...

데칼을 스캔하여 AutoCAD에 불러 들였습니다. 모양이야 뭐 원체 단순하니 도안작업 자체는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습니다.

슬슬 출력용 레이아웃을 잡아 봅니다.

필자는 Silhouette 이라는 미국제 가정용 커팅플로터를 하나 가지고 있습니다. A4 사이즈를 출력할 수 있는 Potrait 모델입니다.
이 플로터의 번들 소프트웨어에 위에서 도안한 데이터를 Conversion 하여 불러 들였습니다. 용지 출력한계가 A4 사이즈로 제한되어 있어 요령껏 한 장 안에 모두 밀어 넣어야 합니다.

장비는 요렇게 생겼습니다. 친구들이랑 술 한잔 하고 나서 "내가 낼게" 소리 한 번을 참으면 살 수 있는 가격입니다.

가장 크기가 크고 무난한 패턴부터 시작해봅니다. 주익 하면입니다.

1차로 무광 백색을 에어브러싱 해준 후 2차 마스킹 시트를 올린 상태입니다. 핀트가 어긋나 보이는 것은 간혹 딱 맞춰 1, 2차 도안을 재단할 경우 하면 색이 되려 어긋나서 밑색이 드러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예방차원으로 약간 넓게 범위를 잡습니다.

두 장의 마스킹 시트를 모두 제거하면 요런 상태가 됩니다. 요철이 있어서 깔끔한 편은 못 되지만 그럭저럭 쓸만합니다.

스케일이 1:48인 수송기이다보니 그다지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주익상면과 수직미익까지 점점 작은 패턴으로 작업을 옮겨 갑니다. 수직미익은 기대 이상으로 잘 나와주었습니다.



동체 옆면의 기체번호가 가장 난코스인데 테두리가 있는 알파벳이기 때문에 백색/흑색의 마스킹 시트를 위치시킬 때 정렬에 상당히 신경을 써줘야 합니다.

결과물입니다. 표면 요철 문제로 다소 번진 구간도 있기는 하지만 대세에는 지장이 없는 수준입니다.

이렇게 해서 큰 사고 없이 또 하나의 과정을 넘어갑니다.
생각보다 저렴한 예산으로 재사용 가능하며, 지루한 반복작업을 경감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라 생각하여 짧게나마 과정을 공유했습니다.
단... 도안작업을 직접 하실 수 있다는 전제 하에...
곧 완성작 갤러리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별 내용 아닌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