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귀국, 이대영님과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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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09 23:42:54, 읽음: 7099
홈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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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대한민국에서 가장 알려진 모델러라면 당연 이 분을 지칭하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닐것이다. 10여년간의 외국 생활을 청산하고 귀국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은 지 제법 시간이 흘렀는데 광양이라는 서울 사는 사람으로서는 쉽게 갈 수 있는 거리가 아니라 밍설이던 차에 용기를 내어 이대영님의 작업실을 방문하였다. 이 글은 이대영님과의 대화를 인터뷰 형식으로 재 구성한 것이다.

문) 소문도 없이 귀국하셨는데요, 언제 귀국 하셨나요?

답) 작년연말에 와서 바로 이곳에 주저앉았으니 한 반년 되어 갑니다.

문) 그럼, 외국생활을 아주 청산하고 돌아오신 겁니까?

답) 지금으로선 그런 셈입니다. 하지만 사람 사는 일이 다 그렇듯 내일 일이 꼭 내 맘대로 되는 게 아니니 또 모르죠. 게다가 아이들이 모두 거기에 살고 있으니 ....

문) 십년을 외국에서 사셨으니 나름대로 자리가 잡히셨을 법 한데, 특별히 귀국을 결정하신 이유가 있습니까?

답) 공연히 떠나고 싶을 때가 있으면 돌아오고 싶어질 때 도 있는 법이죠 (웃음). 굳이 핑계를 댄다면 아시다시피 지금 레진인형을 조금씩 생산해 팔고 있는데, 그동안 이게 정말 생업이다 하고 진지하게 매달려 본적이 없어요. 처음부터 개인적인 작품제작을 위해 만든 원형을 디오라마에 세팅하기 전에 소량 복제해서 꼭 필요한사람들과 나누어 쓴다는 정도로 가볍게 시작된 일이어서 말입니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이게 유일한 생업이 되어버렸고, 이 일을 좀 본격적으로 하자면 한국이 훨씬 더 여건이 좋다는 게 이유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생산 코스트나 일반경비, 세금문제 등등에서도 그렇고 한국사회 특유의 역동성 넘치는 분위기도 일 하는데 큰 도움이 되죠.

문) 음.. 귀국을 하신 것에는 사업적 이유가 큰 것이군요. 그렇다면 작품 활동보다는 제품 생산에 주력하실 계획이십니까?

답) 아니, 그렇진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 많은 잡동사니를 다 싸들고 다닐 필요가 없지요. 여전히 저한테 제일 중요한 일은 작품제작이고, 또 그게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기도 하죠.

문) 정착하신 곳이 대 도시에서 떨어진 한적한 곳이라 좀 의외였습니다. 이 쪽에는 연고가 있으십니까?

답) 아니, 그렇진 않아요. 그렇지만 여기에다 자리를 잡은 이유는 정말 많아요. 원래 지리산 기슭과 물 맑은 섬진강이 있는 이 고장은 오래전부터 제가 가장 좋아하던 곳입니다. 그리고 캐나다에 살던 촌사람은 다시는 서울에서 못 살아요. 굳이 거기서 살 필요도 없고요. 오히려 여유 있고 느긋한 작품생활을 하기에는 생활의 템포가 대도시에 비해 확연히 느린 여기가 더 좋습니다. 그밖에도 집세가 싼 것, 맛깔나기로 유명한 전라도 음식도 충분히 중요한 이유가 됩니다.

문) 마치 신선놀음처럼 들립니다.

답) 맞아요, 신선놀음……. 그거 제가 오래전부터 정말 하고 싶던 건데 말입니다. 바쁘게 사시는 분들 염장 지르는 것 같아 좀 안됐지만, 어쩌다보니 이제 그게 가능해 졌어요.

애들이 다 커버리고 나니 더 이상 돈을 벌어야한다는 압박에서 놓여 난거죠. 이렇게 눈뜨면 좋아하는 작품 만들고, 역시 모형 만들기의 연장인 레진인형으로 최저 생계비만 해결되면 되니까요. 욕심이나 까닭 없는 불안을 버리고나면 인생이 훨씬 편해진다는 걸 정말 실감하고 있습니다. 쉬고 싶으면 지리산 계곡에 발 담그고……. 요즈음은 정말 제 평생 꿈꾸던 바로 그런 상태에 도달해 있는 거구나 싶어 행복해요.

문) 부럽습니다. 그래도 국내에 근황을 궁금해 하는 팬들이 많고, 세계 최고 수준의 작품들이 저렇게 모두 국내에 들어와 있으니 직접 구경하고 싶은 사람들도 많을 텐데요. 전시회라든가. 뭐 그런 계획은 없으십니까?

답) 지금으로선 없습니다. 적지 않게 발생될 시간과 경비에 비해 제가 얻을게 아무것도 없지 않으냐고 하면 너무 직설적 입니까? (웃음) 전시회를 해서 작품을 판매할 것 도 아니니까요. 팔 거라면 가장 가격 좋은 미국시장에서 진작 팔았겠죠.

문) 그래도 작품을 직접 보고 싶어 하는 모델러들에게 어떤 기회가 주어져야 하지 않을까요? 먼 외국에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답) 당연히 있어야죠. 제가 항상 해 오던 말도 바로 그거고…. 하지만 요즘 생각이 조금 바뀌었어요. 그런 식의 기여는 필요하지만, 그게 누구에게나 무차별적으로 제공될 필요는 없다는 게 그겁니다. 말하자면 받아들이는 사람도 그만한 열정과 함께 필요하다면 그 비용을 지불할 만한 정도의 성의는 있어야 한다는 거죠. 무차별적으로, 그것도 가만히 앉아있어도 공짜로 주어지는 기회는 그만큼 요긴하지도 않은 법이죠.

문) 어떤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뜻인가요? 유료 강좌같은...

답) 그건 아닙니다. 자기가 필요로 하는 일에는 당연히 그에 상당하는 비용을 지불한다는 의식이 일반화 된 외국에선 그런 유료강습이 흔하고, 저 역시 꽤 비싼 강사료를 받아먹기도 했지만 여기는 아직 그런 문화가 낯선 한국이니까요. 저는 단지 ‘성의’를 말하는 겁니다. 말하자면 저를 만나고 제 작품이 보고 싶어 시간과 비용을 들여가며 이 먼 곳까지 찾아올 정도의 성의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환영한다….원하면 작품도 보여 줄 것이고 궁금한 걸 물으면 내가 아는 한 모두 가르쳐 주겠다. 또 멀리서 나를 찾아 준 손님에게 차 한 잔, 식사 한 끼 대접도 한국적인 도리이겠죠.

다만, 정말 나를 만나고 내 작품을 보고 싶어 하는 충분한 열정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불특정 다수를 위해 저 부서지기 쉬운 물건들을 싸들고 내가 아 다니지 는 않겠다... 이런 얘깁니다.

문) 네 일견 공감이 됩니다. 모델러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뜻이 있는 사람들의 수고나 봉사를 너무 당연한 것으로 받아 들이는 경우가 있지요.

답) 네, 그거 오래전에 이 MMZ에서도 나왔던 얘기로 기억하는데, 아카데미 콘테스트 같은 게 좋은 예죠. 그 대회가 매년 열릴 때는 그 효용을 인정하거나 관계자의 노고에 감사를 표시한 사람이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이런저런 불만과 비난이 더 많았죠. 그런데 그 대회조차 없어진 지금 보니 어떻습니까?

게다가 실제로 한국에는 모형만이 아니라 모든 취미생활과 관련해서 공짜로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아주 많아요. 공짜로 보여주고, 가르쳐주고, 때로는 선물까지 나눠주고는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는 그런 행사들 말입니다. 이게 한국에서 사는 또 하나의 행복이기도 한데, 하여간 이렇다보니 그게 당연하게 느껴지죠. 외국의 대회들은 크든 작든 출품료나 입장료를 받지 않는 행사가 하나도 없는데 말입니다.

유로밀리테어 같은 경우엔 일반관객의 입장료가 우리 돈으로 2만원이 넘어요. 그래도 그걸 보러 전 세계에서 비행기 타고 몰려옵니다. 제 주변에서도 그리 형편이 넉넉지도 않으면서 일 년 내내 절약하고 저축해서 구경 가는 친구들을 여럿 보았어요. 출품도 아니고 단지 관람을 위해서요. 그런 게 진짜 열정이고 진지함이죠.

문) 음... 그렇다면 정말 찾아 오기만 하면 작품 구경에, 모델링 강좌에 밥까지 사 주시는 겁니까?

답) 네, 약속 합니다 (웃음)

문) 작업대위를 보니 여러 개의 제작 중인 작품들이 보이는데요, 동시에 여러개의 작품을 제작하십니까?

답) 항상 만들어가는 속도보다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속도가 더 빠르니까요.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즉시 저렇게 베이스위에 대충 만들어봅니다. 그러면 전체공정의 10% 안팎에서 이게 그림이 되겠다, 혹은 아무리 애를 써도 작품 되기는 글렀다...이런 감이 오죠. 원래 미련해서인지, 아직도 경험부족인지 머릿속에 그렸던 이미지만으로는 판단이 잘 안서요. 저것들 중에는 아예 폐기처분 될 것도 있고, 구상을 좀 더 세련되게 다듬어 써 먹을 것도 있고.... 어느 놈이 먼저 완성될지는 저도 몰라요.

문) 어이쿠 전 그냥 척하고 만드시는 줄 알았습니다. ^^

답) 인형이라든가 차량 같은 각개의 소품에서는 그 단계에 도달한 것 같아요. 만들기 시작할 때 철사 뼈대나 가 조립이 끝난 차량만으로도 그게 완성된 모습을 거의 정확히 눈앞에 그려볼 수 있고, 실제로 완성해 놓고 보면 그것과 큰 차이가 없어요. 그래서 예전처럼 “생각만큼 손이 안 따라줘서 신경질 난다“...이런 건 없어요. 하지만 그 모든 게 어우러져서 만들어내는 총체적인 분위기만큼은 아직도 내 의도대로 딱 나와 주질 않아요. 다행히 처음 구상에 근접하는 결과가 나와 주면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죠.

문) 분위기라는 말이 인상적입니다. 사실 디오라마를 만들면서 많은 분들이 자신의 생각을 연출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지요. 사실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답) 그래서 디오라마 인거고, 해 볼만 한 거죠. 인형 하나, 차량 하나 저 보다도 더 잘 만들고 잘 색칠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얼마든지 있으니 굳이 그걸 아가려고 애쓸 생각은 없어요.

문) 최근 작품에 보면 동물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으십니까?

답) 악의적인 비평을 하는 친구들 중에는 “뭔가 남다르다는 소리를 들으려고 발악을 한 결과” 라고 하기도 합니다만... 그게 아주 틀린 말은 아니에요. 기본기를 익혀가는 습작이 아닌 이상 남다르다는 것 은 예술까지는 몰라도 최소한 모든 시각미술의 기본이니까 험담을 들을 일은 아니죠. 그런데 사실은 그 보다도 제 자신이 그냥 만드는 과정이 재미있기 때문 이예요. 특히 말은 개인적으로 전차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피조물 이라고 생각하는 편인데, 그렇다고 해서 이제 와서 아주 히스토릭 피겨로 전향을 할 생각은 없고... 그래서 제 모형생활의 출발점 이라고 할 수 있는 밀리터리 차량과 말이 함께 등장할 수 있는 타협점을 찾다보니 자연스럽게 그 무대가 1차 대전 - 2차 대전까지로 한정 되더군요.

“전통적인 히스토릭 피겨와 현대 밀리터리 디오라마의 장르 통합을 시도하는 독특한 작품세계”.. 운운은 사실은 남들이 좋게 보고 붙여준 찬사이구요.

문) 모형이 예술이냐, 아니냐 하는 것은 MMZ에서도 잊혀질만하면 한번씩 튀어나오는 항상 뜨거운 주제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어떤 견해를 가지고 계신가요?

답) 솔직히 말해 그 얘긴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편입니다. 예술이라고 해서 내 인생이 갑자기 고상해질 턱도 없는데다 또 아니라고 해서 당장 관둘 것 도 아니거든요. 처음 시작 할 때나 지금이나 그냥 좋아서 만드는 것이지, 한 번도 거기다 거창한 의미를 부여해 본적이 없습니다. 저는 모형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일이 뭐냐고 물으면 그냥 장난감 만든다고 대답합니다. 드물게 그게 직업이 될 수 있냐고 묻는 사람도 있지만, 시제품 개발 이라고 하면 곧 이해하곤 하죠. 스스로 매우 불성실한 대답인줄 알고 있지만 원형을 만들고 있으니 아주 틀린 말도 아니거니와, 그게 뭔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그것이 뭔가 고상하고 높은 일 이라는 인식을 심어 준다는 게 원천적으로 불가능 할뿐 아니라 얼마나 피곤한 일인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담입니다만 제 작품을 보고나서 “ 이건 예술인데 왜 스스로 장난감 이라고 격하 하느냐” 고 하는 사람 여태까지 딱 한명 봤어요.

문) 그래도 예술인가 아닌가를 꼭 선택해야 한다면요?

답) 원론적인 얘깁니다만 결국 작품의 질이 핵심이라고 봐요. 스스로 모형이 예술이라고 강변하거나 은근히 남들로부터 인정받고 싶어 하는 건 결국 콤플렉스의 또 다른 표현일 뿐 인거죠. 예술이 되기 위한 조건을 작품의 판매여부와 결부 시키는 시각도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거기에도 동의하지 않는 편입니다. 시장의 요구와 예술적 가치는 전혀 다른 문제이거든요.

문) 음.. 그렇군요.. 다른 문제로 넘어 가서 모델러들 사이에서는 모형을 만들기 싫은 시기를 모럼프라고 하는데요, 혹시 슬럼프에 빠지시는 경우도 있으신가요?

답) 이제 이 짓도 웬만큼 연조가 쌓였기 때문인지 평소와 달리 잘 안 만들어진다는 그런 슬럼프는 없어요. 하지만 좀 피곤하고 쉬고 싶어질 때는 있지요. 그럴 땐 저걸 만집니다. (벽 한구석에 세워진 몇 자루의 에어건을 가리키며) 말하자면 디오라마는 일이고 총은 취미 인거죠. 며칠 그러다보면 다시 만들고 싶어집니다. 좌우간 모형이 되었든 총이 되었건 무언가를 만들고 있을 때 제 자신이 가장 행복해 지더란 것 하나는 확실해요.

문) 향후 작품생활에 대해 어떤 계획 같은걸 가지고 계십니까 ?

답) 사실은 그게 요즘 골똘히 생각하는 화두예요. 작은 소품들은 더러 팔아먹기도 했지만 지금 가지고 있는 큰 작품이 10점 남짓하고 앞으로는 좀 더 열심히 해서 일 년에 최소한 두어 점씩은 더 보태갈 생각인데....이 지방 근처를 돌아다니다 보면 경치 좋은 바닷가에 정말 예쁘게 지어놓은 카페 같은 게 많아요. 장사가 잘 안되어 내놓은 매물도 많고, 또 그게 서울을 기준으로 보면 놀랄 만큼 가격도 싸요. 그래서 그런 걸 하나 인수해서 디스플레이 잘 해 놓은 개인 전시관 같은걸 만들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하죠.

그런데 문제는 최소한의 관리비조차 회수할만한 수익모델이 마땅치 않다는 거예요. 거기서 제가 차를 끓여 팔겠습니까, 녹차 수제비를 끓이겠습니까?

그리고 설령 한다하더라도 더욱 겁나는 게 있어요. 그런 장소에는 손님의 99%가 작품의 질에 대한 안목커녕 모형에 아무 관심도 없는 젊은 아베크족들일게 뻔한데, 그런 사람들의 말도 안 되는 소리에 대꾸해가며 시달리는 것....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사실 제가 물색없이 사람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거든요. 결국 매번 내가 꿈꾸는 건 사업이 아니라 예쁘게 잘 디스플레이 해놓은 개인 전시관 이라는 팔자에 없는 호사였구나 하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죠. 하여간 좀 더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문) 예전에는 MMZ에서 글도 쓰시고 활동을 많이 하셨는데 요즘 활동을 안 하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으십니까? 이사나 작품 활동으로 바쁘셔서 그러신 건가요?

답) 사실 그리 크게 바쁠 일은 없어요. 눈에 불을 켜고 죽기 살기로 일 하는 건 제 평생 할 몫을 호비스트 발행하던 10 여 년 동안 다 해 치웠다고 생각하거든요.

사실은 그보다 뒤늦게야 인터넷의 속성이랄까, 한계랄까... 그런 것에 대한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이라고나 할까요?

문) 어렵습니다. 좀 풀어서 말씀해 주시면?

답) 그걸 직설적으로 말하면 몇몇 친구들한테 또 좋은 독설꺼리만 제공해주는 결과가 될 거 같은데요? 좋습니다. 최근의 이외수씨 논란이 좋은 예가 되겠군요.

돈 받고 파는 글을 쓰는 전문작가가 돈도 못 받는 글 싸움으로 시간과 정력을 소모하고, 아들 뻘도 안 되는 저질 악플러들에게 온갖 해괴한 욕설을 듣고, 급기야 고소를 한다고 펄펄뛰는 그런 모습... 어쨌든 그건 결과적으로 채신머리없는 것 이고 추태이므로 저는 그런 실수 하지말자고 생각 한거죠.

문) 네 인터넷이라는 것이 그런 면도 있습니다만, 다른 곳과 비교한다면 그래도 MMZ는 매우 조용한 곳 같습니다만...

답) 그건 습니다. 사실 쓰레기통 같은 다른 포털들에 비하면 MMZ은 아주 청정지역이죠. 하지만 저는 평소 모델러들은 모두 좋은사람들이며 같은 취미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모두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전제에 동의하지 않는 편입니다. 바로 이 세계에서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 실제로 많이 봤거든요.

문) 인터넷이라는 특수성에 너무 민감하신 것은 아니신가요?

답) “신너 냄새 너무 많이 쳐 마신 거 아니여?” 같은 것도 존중되어야 할 의사표현에 해당합니까? 그렇다면 동호인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고자 하는 욕심에서 온갖 말하기를 즐기던 사람의 의사표현은 왜 그런 소리를 들어야 합니까? 그리고 내입으로 특정 정치이념을 주장한 일이 한 번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평소에 쓴 글들을 모두 추려서 분석해본 결과 당신은 이러이러한 성향을 가진 사람임에 분명하다” 는 식의 시비는 또 어떻습니까? 또 설령 그게 사실이라 한들, 그게 왜 힐난 받을 이유가 됩니까? 개인적인 신념일 뿐인데요.

문)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사실 얼마전에도 사이트의 취지와는 전혀 무관한 정치적 소견 때문에 탈퇴한 분들이 좀 있습니다.

답)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 다시 돌아올 것 같은데요? (웃음) 분위기상 MMZ에서 판을 벌리지 못하면 내 글을 저희 블로그로 퍼다 나른 다음에 거기서 비슷한 부류들 끼리 모여서 욕설 늘어놓으며 킬킬거리기라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을 홈지기님이 어쩌겠습니까? “거인이 그깟 바퀴벌레 몇 마리에 뭘 그리 쩔쩔 매느냐?‘ 고 하는 분들도 있지만 제가 수양이 덜 되었는지, 아니면 일상이 되어버린 이런 ’인터넷 문화‘ 에 도저히 적응이 안 되는 체질인지 이런 일 당하면 여전히 불쾌해져요. 그래서 가급적 인터넷 사용은 이메일과 위키피디아 , 그리고 뉴스 읽는 정도로 제한하자... 이런 생각입니다. 이외수씨도 컴퓨터 앞에 붙어 앉아 체팅 할 시간에 작품한줄 더 썼더라면 그런 일 없었을 거 아닙니까?

문) 화제를 바꿔 얼마 전 시즈오카 호비쇼에 다녀 오신 것으로 아는데요? 국내에서는 너무 활동을 안 하시는 것 아닙니까?

답) 타미야에는 개인적으로 신세를 진 것도 많아 출품요청이 오면 거절할 입장이 못 됩니다. 하여간 이제 활동거점을 국내로 옮긴 셈이니 그 전 보다야 어떤 형태로든 국내 모델러들과 소통할 기회가 많아지겠지요. 홈지기님이 언제 오프라인 모임 한번 주선 하시죠. 말 통하는 사람들과 얼굴보고 얘기하는 건 언제나 즐거운 일이죠.

문) 아이구 저도 이제 할만큼 한 듯하여 오프 모임처럼 힘든 행사는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여러 동호인들에게 한 말씀”을 부탁드리는 게 인터뷰 끝내는 자리에서 당연한 의례이면서도 무난한 멘트가 되겠지요?

답) 그 ‘동호인들’이란 게 사실 두껑을 열어놓고 보면 너무 여러 층이 있다는 게 문제죠(웃음). 우선 스스로를 초보자라고 생각하는 분들, 그리고 정말 이건 내가 즐거워서 만드는 취미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그냥 그대로 즐기세요. 그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중간층쯤에 위치한 분들, 그러니까 MMZ로 말하자면 갤러리에 작품 올리면 곧장 메달 달리는 수준에 있는 분들은 말 너무 많이 하지 마세요. 아는 척, 잘난 척 쏟아놓은 자신의 말이 족쇄가 되어.... 다시 말해 작품도 최소한 스스로 뱉어놓은 말의 수준 이상은 되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급기야 만들기를 포기하게 되는 사람들 많이 봤어요. 이런 현상은 어디라고 예외가 아니어서 미국 모델러들 사이에도 “ Don't tell me, just show me" 라는 농담을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말 이 일에 인생을 한번 걸어보겠다는 분들, 그리고 생업까지는 아니더라도 세계적 고수라는 영예를 욕심내는 극소수의 사람들이라면 지금보다 투자를 좀 더 하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금전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세상에 재능과 노력, 야심과 성의만으로 되는 일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 요소들에 더해서 그 만한 투자가 뒤 따랐을 때 결실이 나온다는 게 냉정한 현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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